'브라질 이민자 2세' 산토스, 월가 근무 경력·학력·자산 등 허위신고 의혹
10대 때 브라질서 사기 전력도…NYT "연방범죄 해당, 취임 전 행정처분 가능"
'아메리칸 드림의 화신' 자처한 美하원 당선인, 경력 의문투성이
자신을 '아메리칸 드림의 화신'으로 내세우며 미국 의회 입성에 성공한 조지 산토스(34) 당선인이 선거 과정에서 밝힌 경력들이 대부분 가짜일 수 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브라질 이민자 2세 출신인 산토스 당선인은 지난달 미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소속으로 뉴욕주 롱아일랜드 북부·퀸스 북동부 지역구에 출마, 민주당에 유리했던 판세를 뒤엎고 연방 하원의원으로 선출됐다.

그는 자신이 동성애자인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힌 후 하원 의석을 꿰찬 최초의 공화당원으로서도 주목받았다.

하지만 NYT는 선거 기간 산토스가 유권자들에게 제공한 공식 이력을 검증한 결과, 유권자들의 이목일 끈 그의 화려한 인생 스토리 대부분은 날조된 것으로 보인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우선 그는 뉴욕 월가에 뛰어들어 유명 금융기업인 씨티그룹과 골드만삭스에서 일하며 금융인으로 성공했다고 밝혔지만, NYT는 이들 회사로부터 그가 실제 근무한 적이 없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전했다.

또 산토스는 동물 구조단체인 '반려동물의 친구 연합'을 운영하면서 수천마리의 개와 고양이 등을 구했다고 했으나 국세청 등 당국에는 이같은 이름의 단체가 등록돼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산토스가 자신의 자산관리·컨설팅 업체로 내세운 회사 역시 공개 홈페이지나 소셜미디어 계정이 없고, 가족이 보유했다는 부동산과 관련해서도 이렇다 할 신고 내역을 찾을 수 없는 등 곳곳이 의문투성이라는 것이다.

'아메리칸 드림의 화신' 자처한 美하원 당선인, 경력 의문투성이
산토스는 고등학교 졸업 후 모친이 과거 생활했던 브라질 남동부 도시 니테로이로 건너가 얼마간 머물렀는데, 19살이던 2008년 훔친 수표책을 이용해 신발을 사는 등 사기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이 브라질 체류 기간은 산토스가 뉴욕 바루크대를 다녔다고 주장하는 시점과 겹친다.

산토스는 이 대학을 2010년에 졸업했다고 했지만 대학에는 관련 기록이 없다.

산토스 당선인 측은 경력 검증과 관련한 NYT의 자료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다만 변호인을 통해 "NYT와 같이 명예훼손성 의혹 제기로 산토스의 명성을 더럽히려는 적들이 있다는 사실이 놀랍지 않다"는 짤막한 입장을 내놨다.

산토스 당선인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지지자로, 2020년 대선 때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패배한 것이 선거 사기라는 음모론 지지 게시물을 트위터에 올렸다가 삭제하기도 했다고 NYT는 전했다.

NYT는 "개인의 재무 상황과 관련한 고의 누락이나 허위 신고는 중대한 연방 범죄로 최대 25만 달러의 벌금과 징역 5년형에 처할 수 있다"며 "하원도 중대한 윤리 의무 위반에 대해 당선인의 취임에 앞서 민사 소송이나 행정 처분을 내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메리칸 드림의 화신' 자처한 美하원 당선인, 경력 의문투성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