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참여예산 역시 '싹둑'…국힘 "예산낭비 막아야"vs민주 "몽니"

경기 수원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내년 수원시(시장 이재준. 더불어민주당)의 본예산안 중 주요 사업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시의회 소수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반발하고 나섰고, 시 집행부는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수원시의회, 지역화폐 예산 18% 삭감…군공항 예산은 65% 감액
19일 수원시와 시의회에 따르면 예결위는 지난 13일부터 16일까지 3조720억원 규모의 2023년도 본예산안 심사를 했다.

예결위가 처리한 예산안은 오는 20일 열리는 제372회 제2차 정례회에서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예결위는 예산안 중 238개 사업에서 212억2천279만원을 삭감했다.

정부가 국비 지원 예산을 전액 삭감한 지역화폐의 구매 지원 인센티브 사업의 경우 애초 216억7천160만원에서 175억7천600만원으로 40억9천560만원이 삭감됐고, 지역화폐 활성화 홍보비도 1천만원에서 800만원으로 줄어 지역화폐 관련 예산은 총 40억9천760만원(18.8%) 깎였다.

군공항 이전 사업은 이전 연구용역비(3억5천만원)와 소음피해 및 주민건강 영향 실태조사비(1억8천831만원) 전액이 잘리는 등 관련 예산 15억4천110만원 중 65.9%인 10억1천572만원이 삭감됐다.

주민참여예산도 114개 사업, 48억3천162만원 중 대부분인 75개 사업, 41억9천758만원이 감액됐다.

이재준 시장의 공약사업인 손바닥정원 조성 및 관리 사업은 1억5천만원에서 1억원으로 기존 예산에서 3분의 1이 줄었다.

손바닥정원은 마을 공터, 자투리땅 등 도시의 빈 곳을 찾아내 시민들이 작은 정원을 만드는 것으로, 시는 내년 400개를 시작으로 2026년까지 1천개 조성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수원시의회, 지역화폐 예산 18% 삭감…군공항 예산은 65% 감액
이에 시 집행부는 물론 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수원시의회는 전체 37석 중 국민의힘이 20석, 민주당이 16석, 진보당이 1석을 차지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지방선거가 끝난 뒤 시의회가 시에 요구한 사안 대부분이 이뤄졌는데 이번에 예결위에서 예산안이 이렇게 깎일 줄은 예상 못 했다"고 말했다.

시의회 한 민주당 의원은 "오늘도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지역화폐 예산과 주민참여예산 등을 살리려고 했는데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총 일정이 잡혀있다는 이유로 듣지 않고 가버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민주당 의원은 "시의회 다수당은 국민의힘인데 시장은 민주당이니 몽니를 부린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며 "특히 주민참여예산은 시민들로 구성된 주민참여예산위원회에서 예산안을 정하는데 이렇게 절반 이상을 깎는다는 것은 주민참여예산의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고 했다.

시의회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국민의힘 이찬용 예결위원장은 "예결위에서 4개 소위원회로 나눠 심도 있게 심사한 것으로 삭감된 부분은 예산 낭비를 막기 위한 것"이라며 "예결위의 모든 의원이 머리를 맞대서 합의를 통해 결정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