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그 시대를 품기 마련이다.

2022년에도 세간에 오르내린 여러 말이 있었다.

시대를 진단했던 말, 우리를 애타게 했던 말, 고난을 유머로 승화했던 말, 사회적 논란을 일으켰던 말 등 다양하다.

다음은 올 한해 주목받은 발언이다.

[2022결산] 말말말 : 국내
▲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축구 선수 손흥민, 12월 7일 2022 카타르 월드컵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뒤 대회 소감을 밝히면서. '중꺾마'는 11월 '리그 오브 레전드(LoL) 2022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DRX의 주장 '데프트' 김혁규의 언론사 인터뷰에서 유래. 카타르 월드컵에서 12년 만의 16강 진출에 성공한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태극기에 이 문구를 새겨 각오를 다지고, 여러 선수가 이를 인용하며 재유행)
[2022결산] 말말말 : 국내
▲ "이제 청와대란 없습니다.

일단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고 생각합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3월 20일 청와대의 국방부 청사 이전 계획을 발표하며)
▲ "제가 뱉어낸 양두구육의 탄식은 저에 대한 자책감 섞인 질책이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양의 머리를 흔들면서 개고기를 가장 열심히 팔았고 가장 잘 팔았던 사람은 바로 저였습니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 8월 13일 '당원권 6개월 정지' 징계 이후 공식 석상에 처음 나온 국회 기자회견에서)
▲ "폭력적 팬덤 정치와 결별해야 한다.

일부지만 팬덤 정치가 우리 당원을 과잉 대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 5월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의 팬덤 문제를 지적하며)
▲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실시된 선거가 맞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로 엉망진창이다.

초등학교 반장선거도 이렇게 허술하게 하지 않는다" (국민의힘 권영세 선대본부장, 3월 6일 선관위의 이른바 대선 '소쿠리 투표' 논란을 비판하면서)
[2022결산] 말말말 : 국내
▲ "제 이름은 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우영우입니다.

기러기, 토마토, 스위스, 인도인, 별똥별, 우영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우영우가 사람들에게 자기소개하며)
▲ "아시아인이 메인 캐릭터로 상을 받는데 오래걸렸구나라는 생각에 (마음이) 그리 가볍지만은 않다" (배우 이정재, 9월 12일 제74회 에미상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뒤 소속사를 통해 밝힌 공식 소감에서)
▲ "음악 기부는 듣는 이들이 그간 몰랐던 또 다른 우주를 열어주는 일이고 돈 이상의 가치가 있다" (피아니스트 임윤찬, 11월 28일 '베토벤, 윤이상, 바버' 앨범 발매 기자간담회에서)
▲ "지난 2년여의 시간 동안 여러분이 참고 견디며 써오신 마스크를 생각하면, 월드컵 경기에서 쓰게 될 저의 마스크는 아무것도 아닐 것"(축구 국가대표 손흥민, 11월 9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안와 골절 부상 후 월드컵 출전 여부에 팬들의 관심이 쏠렸을 때 마스크를 쓰고서라도 대회에 뛰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
▲ "만약 북한이 핵을 사용한다면 동맹의 압도적이고 결정적인 대응으로 김정은 정권이 종말을 맞게 될 것임을 확인했다" (이종섭 국방부장관, 11월 3일 미국 국방부 청사에서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SCM) 후 기자회견에서)
▲ "남조선 것들의 허세성 발언들과 형형색색의 추태는 핵보유국의 턱 밑에서 살아야 하는 숙명적인 불안감으로부터 출발한 것"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7월 27일 전승절 기념행사 연설에서)
▲ "문재인이 앉아 해먹을 때에는 적어도 서울이 우리의 과녁은 아니었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11월 24일 한국의 대북제재 추진에 반발하며 비난 담화에서)
▲ "비계도 있고 살코기도 있는데 왜 자꾸 비계만 보나"(추경호 경제부총리, 8월 19일 SBS 주영진 '뉴스브리핑' 인터뷰에서 세제개편안이 '부자감세'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 비판과 관련해)
▲ "한은의 통화정책이 한국 정부로부터는 독립했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한 것은 아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8월 27일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미국의 긴축 상황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하면서)
▲ "아무리 생각해봐도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 같다"(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6월 18일 유럽 출장을 마치고 돌아와 김포공항에서)
▲ "'끝까지 살아남을 테다.

멸공"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1월 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숙취해소제 사진과 함께 단 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비판글을 트위터에 올리고 대선을 앞두고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가 이마트를 찾아 멸치와 콩을 구매하면서 논란이 정치권으로까지 확산)
▲ "나는 오늘 대한민국 과학기술사뿐 아니라 대한민국 역사의 기념비적인 순간에 섰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6월 21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2차 발사 성공을 선언하며)
▲ "내 발명품, 모두에 고통 줬다"(테라폼랩스의 권도형 최고경영자, 5월 13일 한국산 코인 루나와 테라USD(UST) 폭락 사태와 관련해 처음으로 사과의 뜻을 밝히면서)
▲ "이번처럼 데이터센터 셧다운을 대비한 훈련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 10월 15일 '카카오톡 먹통' 사태 발생 이후 같은 달 19일 경기도 판교 카카오아지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재난 훈련 여부와 빈도를 물은 데 대한 답변)
▲ "근거 없는 자신감이 중요하다.

근거 있는 자신감은 언제든 부서질 수 있지만, 근거 없는 자신감은 유연성을 길러준다.

주변에 행복한 사람들을 보면 근거 없는 자신감이 강하더라" (한국계 첫 필즈상 수상자 허준이 고등과학원(KIAS) 석학교수 겸 프린스턴대 교수, 7월 27일 서울대 상산수리과학관 강연에서 '인생의 불안함을 어떻게 대처하느냐'는 학생의 질문에)
▲ "검찰을 두려워해야 할 것은 오직 범죄자뿐…지난 5년간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렇게 명분 없는 야반도주까지 벌여야 하는지"(한동훈 법무부 장관, 4월 15일 장관 후보자 시절 청문회 준비단 사무실 출근길에 민주당의 '검수완박' 추진을 비판하며)
▲ "캐스팅하신 분께서 '발연기'를 지적하셔서 너무 송구스럽다"(대장동 사업 민간업자 남욱씨, 12월 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이 '대장동 일당'을 압박해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도록 한다고 비판하면서 "검찰의 연출능력이 낙제점"이라고 하자 이를 반박하면서)
▲ "살려주세요.

빨리 와 주세요", "빨리 와 주세요.

사람들이 기절하고 있어요"(10월 29일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119에 접수된 시민의 신고 전화)
▲ "경찰과 소방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한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이태원 압사 참사 다음날인 10월 30일 관계부처 장관 긴급 브리핑에서)
▲ "군으로 치면 각자의 위수지역을 비워놓고 모임을 한 건 거의 하나회의 12·12 쿠데타에 준하는 상황으로 대단히 부적절하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7월 25일 연합뉴스와 출근길 문답에서 경찰국 추진에 반대하는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쿠데타에 비유)
▲ "그냥 핼러윈 데이에 모이는 일종의, 어떤 하나의 현상이라고 봐야 한다"(박희영 용산구청장, 이태원 참사 사흘 뒤인 11월 2일 MBC와 인터뷰에서 참사 예방과 관련해 구청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다했다며)
▲ "풀브라이트 장학금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

국민들이 '풀브라이트 카르텔', '풀브라이트 사단'이라고 말한다"(민주당 도종환 의원, 5월 17일 열린 국회 교육위 전체회의에서 김인철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온가족 풀브라이트 장학금 수령 의혹'을 비판하면서)
▲ "시간당 141㎜ 집중호우, 기후변화 아니고는 설명할 수 없다" (유희동 기상청장, 8월 14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같은 달 8~9일 중부지방 중심 집중호우에 대해)
▲ "조금 미안하다.

어찌 됐든 전혀 본의가 아닌데도 사태가 이런 식으로 흘러오니까 미안한 마음이 든다"(김진태 강원지사, 10월 27일 레고랜드 사태로 정부가 50조원 이상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가동하기로 것에 대해)
▲ "이렇게 기자들이 많이 왔는데 아무도 '커피 믹스'를 안 사왔느냐"(경북 봉화 아연 채굴 광산에 고립됐다가 221시간 만에 구조된 광부 박정하 씨, 11월 11일 병원을 퇴원하면서 연 기자회견에서. 26년 차 베테랑 광부인 그는 고립 기간 동료와 함께 커피 믹스 30개로 연명)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