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후보 나오면 추가심사해 이사회서 최종후보 추천…내년 3월 주총서 확정
구현모 KT 대표, '연임 적격' 평가에도 "복수 심사" 자진요청(종합2보)
구현모 KT 대표가 13일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로부터 차기 대표로 적격 평가를 받았지만, 단독 후보로 추천받는 대신 복수 후보와 경쟁하겠다는 뜻을 이사회에 전달했다.

KT 이사회는 구 대표의 의사를 받아들이고 이달 내로 추가 심사를 진행해 차기 대표이사 후보를 확정하기로 했다.

KT는 이날 이사회 결과 설명자료를 통해 "이사회는 금일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로부터 구현모 대표의 연임이 적격하다는 심사 결과를 보고 받았다"면서 "이후 구 대표는 주요 주주가 제기한 소유 분산 기업의 지배 구조에 대한 우려를 고려해 복수 후보에 대한 심사 가능성을 검토 요청했고, 이사회는 이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 끝에 추가 심사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KT는 조만간 구 대표와 차기 대표이사 자리를 두고 경쟁할 다른 후보를 추천받거나 지원받는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후보 지원자가 나오면 심사위원회는 다시 회의를 열어 이들에 대한 심사를 진행하며, 이 결과를 토대로 이사회는 최종 후보를 결정하게 된다.

이렇게 낙점된 후보는 내년 3월 열리는 정기 주주 총회에서 차기 대표이사에 선임된다.

구 대표의 현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복수 후보 문호가 열리면서 업계 안팎에선 KT 수장 후보에 지원할 것으로 보이는 인물들에 대한 하마평이 돌기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이경수 전 KT네트웍스 네트워크엔지니어링 부문장, 임헌문 전 KT 매스총괄 사장,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 사장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구 대표가 이처럼 단독 후보 지위를 스스로 내려놓고 일종의 '역제안'을 하고 나선 것은 KT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최근 소유 분산 기업의 지배 구조 문제에 의견을 적극적으로 내겠다고 한 것과 관련해 '정면 돌파'를 선택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소유 분산 기업은 뚜렷한 지배 주주가 없고 지분이 여러 투자자로 분산된 기업을 뜻하는 것으로, KT가 대표적인 사례다.

KT의 지분은 국민연금이 10.35%, 현대자동차그룹이 7.79%, 신한은행이 5.58% 등으로 분산돼 있다.

KT 측은 앞으로 차기 대표 후보 선정을 위한 구체적인 절차와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KT 정관에 따르면 내년 정기 주주 총회 최소 3개월 전에는 차기 대표이사 후보를 결정해야 하는 만큼 이달 중 윤곽이 나와야 한다.

KT 관계자는 "구 대표의 복수 후보 심사 요청은 내년 주총을 앞두고 절차를 확실히 밟고 가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