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 "한국과 미국의 요청에도 중국, 北에 대한 강한 압박 꺼려"
"北 미사일에 대한 대응 요구, 중국의 영향력 한계 시험"
한국과 미국 정상들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중국이 역할을 해 주라고 요청한 것은 중국의 영향력의 한계를 시험하는 것이 될 수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1일 진단했다.

SCMP는 "중국이 얼마나 북한을 압박할 수 있는지 불분명하며, 일부 중국 관측통들은 중국이 북한을 너무 강하게 밀어붙이는 것을 꺼린다고 말한다.

그들에 따르면 중국이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올해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고 심지어 지난달에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을 발사했음에도 중국은 대화와 정치적 해결을 촉구하는 표준적인 언급 이상은 거의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인훙 중국 인민대 교수는 SCMP에 중국은 북한에 압박을 가해왔지만 북한이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축소하도록 만드는 데 실패했고 북한을 '장기적 적'으로 만들 위험을 감수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것은 위험하고 동시에 효과적이지 않다.

그렇기에 정책이 변화했다"고 말했다.

장바오후이 홍콩 링난대 교수는 중국이 북한 문제와 관련해 미국과 협력할 용의가 있었지만, 미국이 대만과 기술 등 분야에서 화답하기를 기대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과 미국 간 전략적 경쟁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제 중국은 더 이상 그러한 인센티브를 갖고 있지 않다"며 중국은 비핵화를 포함해 북한과의 전략적 연대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중국과 미국이 각자 동맹·전략적 파트너들과의 관계를 강화하도록 만드는, 점점 더 양극화하는 전략적 경쟁을 반영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올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러시아와 철저히 보조를 맞추며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대북 제재 또는 비난 결의 채택에 잇달아 반대했다.

지난 5월 장쥔 주유엔 중국대사는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더 부정적인 효과와 긴장 고조로 이어질 것"이라며 거부권 행사의 이유를 설명했다.

미국 백악관은 지난 5일(현지시간) 북한이 핵실험 등 추가 도발을 하지 않도록 중국이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재차 주문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당일 화상 브리핑에서 '미중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핵실험 등 도발을 하지 않게 중국이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징후가 있느냐'는 질문에 "조 바이든 대통령은 시진핑 국가주석과 회담에서 중국이 북한에 행할 수 있는 영향력에 대해 매우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커비 조정관은 "우리는 중국이 북한의 이웃이자 무역 파트너일 뿐 아니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원국으로서 그 영향력을 적절하게 사용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하지만 "핵심은 중국이 일종의 그러한 효과를 내도록 그들이 북한에 적용할 수 있는 그런 영향력을 사용하는 것을 우리가 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오히려 그와는 정반대"라고 지적했다.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도록 중국이 영향력을 전혀 행사하지 않고 있는 데다, 오히려 이를 방관하며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첫 정상회담에서 "최근 북한이 전례 없는 빈도로 도발을 지속하며 핵·미사일 위협을 고조시키고 있다"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자 인접국으로서 중국이 더욱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시 주석은 "양국이 한반도 문제에 공동이익을 가진다"면서 "평화를 수호해야 하며 한국이 남북관계를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