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서울 중구 연세빌딩 앞에서 민주노총 화물연대 인천본부 주최로 열린 화물노동자 총력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7일 오전 서울 중구 연세빌딩 앞에서 민주노총 화물연대 인천본부 주최로 열린 화물노동자 총력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민주노총과 공공운수노조가 국제노동기구(ILO)와 유엔에 '추가 긴급 개입'을 요청했다. ILO가 화물연대 파업과 관련해 한국 정부에 보낸 공문을 놓고 노동계와 정부의 해석이 엇갈리는 가운데 나온 방책이다.

7일 노동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현정희 위원장, 국제운수노동자연맹 스티븐 코튼 사무총장은 전날 ILO 질베르토 응보 사무총장과 유엔 평화적 집회결사 자유 클레망 블레 특별보고관에게 서한을 보냈다.

양 위원장과 현 위원장 등은 서한에서 최근 ILO의 '개입'에 대한 사의를 나타내면서 "파업 중인 화물 노동자에 대한 업무개시명령과 같이 (한국 정부의) ILO 협약 위반의 심각성이 커짐에 따라 (ILO 등의) 추가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업무개시명령의 문제와 파업을 범죄화하려는 기타 활동 등 세부 사항'을 자세히 설명하면서 "화물 노동자의 파업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노동기본권 전반에 대한 정부 조치의 중대성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했다.

이들이 ILO와 유엔에 제공한 정보에는 화물연대에 대한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사실과 화물연대 파업과 관련한 윤석열 대통령, 한덕수 국무총리,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의 비판 발언이 담겨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등을 요구하며 지난달 24일 파업에 돌입했다. 정부는 화물연대가 노동조합 인가를 받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들의 행위를 파업이 아닌 '운송거부'라고 부른다.

앞서 민주노총과 공공운수노조, 국제운수노련은 지난달 28일 화물연대에 대한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을 앞두고 이번 사태에 긴급히 개입해줄 것을 ILO에 요청했다.

이에 ILO 사무국은 한국 정부에 공문을 보내 이번 사태와 관련한 의견을 요청했다.

ILO 측은 지난 2일 양 위원장, 현 위원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귀하가 제기한 문제와 관련해 한국 정부에 즉시 개입하고, ILO 입장을 전달했다"며 "앞으로 한국 정부가 제공하는 모든 정보를 귀하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민주노총과 ILO 모두 '개입'(intervention)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정부는 ILO가 '의견 조회'를 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정부는 'ILO 개입'이라는 표현에 강한 거부 반응을 보인다. 노동부 관계자는 "ILO 사무국은 회원국이 ILO의 협약 또는 기준을 위반했다고 판단하거나 어떠한 사항을 권고할 권한이 없다"며 "ILO가 정부에 보낸 서한은 '의견 조회'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