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에 4개월 만 최고치 반납한 금 가격 [원자재 포커스]
금 가격이 4개월 만의 최고치에서 다시 내려왔다. 미 중앙은행(Fed)가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부각되며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선 영향이다.

5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2월물 금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28.30달러(-1.56%) 하락한 온스당 1781.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발표된 미 공급관리협회(ISM) 비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6.5로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기 때문이다. PMI는 2년 5개월 만에 최저치에서 반등했다.

지난 1일 금 가격은 온스당 1815.2달러로 지난 8월 이후 처음으로 1800달러선을 넘었다. 금 가격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초기인 지난 3월 초 온스당 2040.1달러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이후 하락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3일에는 온스당 1630.9달러로 연중 최저가를 기록했다.

금 가격이 반등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발표된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대비 7.7%로 시장 예상치보다 낮았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이 꺾인 신호로 해석되며 Fed가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고, 달러화가 힘을 잃으며 금 가격 상승세로 이어졌다. 금 같은 원자재는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 약세일 때 금의 체감가격이 내려가 수요가 오른다.
'강달러'에 4개월 만 최고치 반납한 금 가격 [원자재 포커스]
그러나 최근 발표된 미국의 경제 수치들이 호조를 이어가며 Fed가 다시 긴축 기조로 돌아설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지난 주말 미 노동부가 발표한 11월 미국 비농업 신규 고용자 수는 26만3000만 명으로 시장 추정치인 20만 명과 차이가 컸다. Fed를 오랫동안 취재한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이날 ‘Fed가 12월 금리 인상 속도는 낮추겠지만 내년 최종금리 예상치는 높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이날 세계 2위 금 소비국인 인도가 금 관세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이 보도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인도 재무부는 금 관세를 12.5%에서 10%로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 소비를 대부분 수입으로 충당하는 인도는 지난 7월 금 수입 관세를 7.5%에서 12.5%로 대폭 올렸다. 수요를 낮춰 무역 적자를 낮추기 위해서다. 그러나 밀수가 늘어나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세계금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인도의 7~9월 공식 금 수입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3% 줄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