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중앙은행과 시중은행 ‘뱅커’들이 국내 은행의 리스크 관리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베트남 중앙은행과 비엣콤은행, 신한베트남은행 현지 직원들은 최근 신한은행을 방문해 닷새간 현장 직무교육(OJT)을 받았다. OJT 주제는 신한은행의 내부등급법(바젤Ⅱ)과 바젤Ⅲ 도입 노하우다.

내부등급법은 위험가중자산을 평가할 때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가 정한 표준등급법 대신 금융지주나 은행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신용평가 모델을 활용하는 것이다. 이를 인정받으면 위험가중자산이 줄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

OJT에선 △리스크 관리 원칙 △바젤Ⅱ 내부등급법 적용 시 감독기관의 주요 이슈 △신한은행의 바젤Ⅱ 내부등급 및 바젤Ⅲ 표준등급 도입 사례 등이 다뤄졌다. 신한은행은 2008년 4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바젤Ⅱ 내부등급 승인을 받았고, 2020년 9월 바젤Ⅲ 신표준을 도입했다.

바젤Ⅱ 내부등급법은 은행이 부도율과 부도 시 손실률 등을 자체 산출해 위험가중자산(RWA)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내부등급법이 도입되지 않으면 표준 방법에 의한 RWA 산출을 할 수밖에 없어 정교한 리스크 관리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은행권의 설명이다.

OJT에 참석한 한 베트남 중앙은행 직원은 “평소 궁금했던 중요 이슈 사항에 대한 궁금증을 상당 부분 해소했으며 이런 자리가 지속해서 마련되길 바란다”고 했다. 베트남 중앙은행도 현지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바젤Ⅱ 내부등급법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OJT는 지난 8월 배종화 신한은행 위험관리책임자(CRO)가 베트남 출장에서 도안타이썬 베트남 중앙은행 부총재의 요청을 받아 마련됐다. 신한베트남은행은 2009년 법인 설립 후 2011년 신한비나은행 합병, 2017년 ANZ베트남 리테일부문 인수 등을 거쳐 성장했다. 자산 규모는 2012년 11억달러에서 지난 9월 기준 74억달러로 급증했고, 직원 수는 400여 명에서 2000여 명으로 늘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