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국민총소득(GNI)이 전 분기 대비 0.7% 감소했다. 지난 2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다. 경제성장률은 0.3%로 성장세를 유지했지만 교역 조건이 악화하면서 실질 국민소득은 줄었다.

한국은행이 1일 발표한 ‘2022년 3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실질 GNI는 465조1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0.7% 감소했다. 2분기(-1.3%)에 이어 부진을 면치 못했다. 실질 GNI는 우리 국민이 일정 기간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이다. 국내총생산(GDP)과 우리 국민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을 합친 뒤 외국인이 국내에서 벌어들인 소득을 뺀 값이다.

3분기 실질 GDP 증가율은 0.3%를 기록해 앞서 발표된 ‘GDP 속보치’와 같았다. 실질 GDP가 늘었는데 GNI가 0.7% 감소한 건 교역 조건이 악화된 영향이 컸다. 우리 국민이 외국에서 번 소득에서 외국인이 국내에서 번 소득을 뺀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은 4조4000억원에서 7조3000억원으로 늘었다. 하지만 실질무역손실은 35조7000억원으로 전 분기(-28조원)보다 더 확대됐다. 수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가격이 떨어진 반면 원유, 석탄 등 수입 원자재 가격은 상승했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가 3분기에 간신히 성장을 유지한 건 민간소비(1.7%)와 설비투자(7.9%) 덕이 컸다. 설비투자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2012년 1분기(9.7%) 후 10년 만에 최대폭으로 늘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대규모 반도체 장비 투자에 나섰기 때문이다. 최정태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향후 반도체 수급에 대한 우려 등이 있기 때문에 설비투자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