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로이반트는 화이자와 염증성 및 섬유성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신규 법인 반트(Vant)를 설립했다고 1일(현지시간) 밝혔다. 반트는 궤양성대장염(UC) 임상 2b상 단계인 항체치료제 ‘RVT-3101’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RVT-3101는 기존에 화이자가 개발하던 후보물질이다. 반트는 로이반트의 자회사로 설립된다. 미국과 일본에서의 RVT-3101 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보유하고 전 세계 RVT-3101의 개발 자금을 책임질 예정이다.화이자는 반트의 지분 25%를 소유하고 이사회 대표 권한을 가진다. 미국과 일본 이외의 지역에서 RVT-3101에 대한 상업화 권리를 보유한다. 로이반트는 RVT-3101 외에도 현재 1상을 진행 중인 차세대 'TL1A' 항체에 대해 화이자와 협력을 논의할 수 있는 독점 권한을 확보했다.RVT-3101은 TL1A를 억제하는 완전 인간화 단클론항체다. TL1A는 염증 및 섬유증의 활성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TH1 및 TH17 경로에 관여하는 사이토카인이다. 현재 중등도~중증 궤양성대장염 환자 245명을 대상으로 2b상이 진행 중이다. 화이자와 로이반트는 향후 다른 염증성 및 섬유성 질환으로 적응증을 확장하겠다는 방침이다. 마유크 슈카트메 로이반트 대표는 ”대안이 필요했던 염증성장질환 치료 환경을 RVT-3101이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며 ”궤양성 대장염과 추가 염증성 및 섬유성 질환에 대한 화의자와의 협력에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미카엘 돌스텐 화이자 최고과학책임자는 “TL1A 항체는 염증성 장질환 환자들에게 생체표지자(바이오마커) 선별 방식의 정밀의약품을 제공하는 최초의 의약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로이반트에 따르면 최대 200만명의 성인 미국인이 궤양성대장염 및 크론병을 포함하는 염증성 장 질환을 앓고 있다. 미국 내 염증성 장질환 시장 규모는 연 150억달러(약 19조원)로 추산했다.박인혁 기자 hyuk@hankyung.com
네덜란드 아제넥스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블루버드바이오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우선심사권(PRV) 바우처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 금액은 1억200만달러다. 아제넥스는 이 바우처를 회사의 주력 물질인 '비브가르트'(성분명 에프가티지모드) 허가 신청에 사용할 계획이다. PRV 바우처는 FDA의 신약허가 심사 기간을 단축시켜주는 제도다. 통상 FDA 허가 심사에는 약 10개월이 소요된다. PRV 바우처 행사 시 이 기간이 6개월로 줄어든다.FDA는 2007년 희귀 소아 질환의 예방 및 치료제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해 이 제도를 도입했다. PRV 바우처는 획득 당시 신청한 후보물질 외에 다른 물질 허가 신청에도 사용 가능하다. 판매 및 양도도 가능하다. 양도 횟수에는 제한이 없다. 팀 반 하우어메런 아제넥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번에 획득한 PRV 바우처를 2025년까지 비브가르트의 15가지 적응증에 대해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다만 바우처가 '6개월'이라는 심사기간을 100%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FDA는 바우처 사용 지침에서 '우선검토 대상 약물의 90%를 6개월 내에 심사 완료하는 게 목표'라고 언급하고 있다. 유전자치료제 개발기업인 블루버드는 올해 베타지중해빈혈(Beta thalassemia) 치료제 '진테글로'와 초기 활성 대뇌 부신백질이영양증 치료제 '스카이소나'의 승인으로 두 개의 PRV를 획득했다. 이번 첫 번째 PRV 판매에 이어 회사는 두 번째 PRV도 시장에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앤드류 오벤샤인 블루버드 최고경영자(CEO)는 "PRV 바우처 판매로 재정 전망이 크게 강화됐다"며 "이는 최근 승인된 두 가지 유전자 치료제의 지속 출시 등의 이정표 실행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브가르트는 FDA의 승인을 받은 첫 'FcRn' 저해제다. MG는 자가항체인 ‘면역글로불린G(IgG)’가 아세틸콜린 수용체(AchR)에 작용해 신경과 근육 간 신호전달을 방해해 발병한다. 이에 따라 근육이 약화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심할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중증근무력증 환자의 약 85%가 24개월 이내에 gMG로 진행된다. 비브가르트는 IgG가 분해되는 것을 막는 FcRn의 작용을 저해하는 기전의 약이다.FDA는 지난달 말 아제넥스가 제출한 피하주사(SC) 제형의 비브가르트 gMG 우선심사 신청을 수락했다. 처방약허가신청자수수료법(PDUFA)에 따른 FDA의 허가 여부 결정 기일은 내년 3월 20일이다. 비브가르트는 앞서 gMG에 대해 FDA로부터 정맥주사(IV) 제형으로 먼저 승인을 받았다.아제넥스의 PRV 인수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 회사는 2020년 바이엘로부터 980억달러에 PRV바우처를 구매했다. 당시 바이엘은 소아 샤가스병 치료제 '램핏'으로 PRV를 획득했다.이도희 기자 tuxi0123@hankyung.com
스팩합병을 통해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한 첫 'K-바이오' 기업 피크바이오의 주가가 롤러코스터 흐름을 보이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피크바이오는 합병상장 직후 주가가 급락했다. 상장 첫날인 지난 2일 종가는 6.98달러로 상장 전 가격 13.05달러 대비 46.5% 하락했다. 상장 이튿날인 3일에도 45.6% 급락해 3.8달러로 장을 마쳤다. 이후 4달러 선에서 횡보하던 주가는 24일 4.75달러, 25일 6.41달러로 올랐다.최근의 급반등은 합병상장 이후 급락에 따른 반발매수세로 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향후 주가 흐름은 임상 결과 등을 통해 가늠해봐야 한다는 관측이다. 국내 한 제약바이오 애널리스트는 “(최근 급등은) 상장 후 급락에 따른 효과로 보인다”며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임상 결과가 나오는 시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기 때문에 의미를 찾기는 어려운 주가 반등”이라고 말했다. 피크바이오의 시가총액은 1억3000만달러(약 1739억원) 수준이다.피크바이오는 국내 신약벤처 피에이치파마가 인적분할을 통해 지난 3월 미국 실리콘밸리에 설립했다. 인수목적회사(SPAC) 이그나이트 애퀴지션과 합병해 지난 2일부터 나스닥 시장에서 거래를 시작했다. 피크바이오의 선도 후보물질은 5세대 호중구 엘라스타제 억제제인 'PHP-303'이다. 목표 적응증은 '알파-1 항트립신 결핍증(AATD)'과 급성호흡곤란증후군(ARDS)이다. 미국에서 건강한 피험자를 대상으로 임상 1상을 마친 뒤 임상 2상을 준비하고 있다.PHP-303의 목표 적응증인 알파-1 항트립신 결핍증은 2500명 중 약 1명에게서 발생한다. 염증반응이 일어났을 때 호중구가 만드는 분해효소로부터 폐를 보호하기 위해 간이 분비하는 알파-1 항트립신이 결핍돼 발생하는 병이다. 현재 승인된 치료제는 없으며, 건강한 사람으로부터 채취한 알파1 항트립신 단백질을 주사하거나 발생한 폐손상을 기관지확장제, 흡입형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약물 등으로 치료하고 있다.주요 경쟁물질로는 영국 메레오 바이오파마가 개발 중인 알베레스타트(MPH-966)가 꼽힌다. 피크바이오와 마찬가지로 알파-1 항트립신 결핍증을 목표로 한다. 지난 5월 긍정적인 임상 2상 결과를 발표했다. 이를 근거로 알베레스타트는 지난달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패스트트랙’ 지정을 받았다.국내 애널리스트는 “피크바이오의 유의미한 주가 흐름은 PHP-303의 임상 2상 중간결과가 발표될 때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