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화학 울산공장
이수화학 울산공장
이수그룹의 화학 부문 계열사인 이수화학이 전고체 배터리 사업 부문을 떼어 내 ‘이수스페셜티케미컬(가칭)’이라는 회사를 신설한다. 회사 분할을 통해 신사업에 대한 집중력을 높이겠다는 포석이다.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의 합작사인 여천NCC에 이어 석유화학 기업들의 분할 소식이 잇따라 들려오고 있다.

이수화학은 29일 정밀화학 제품의 제조‧판매, 전고체 전지 소재 제조‧판매 사업을 분할해 신설회사를 설립한다고 공시했다. 단순‧인적 방식의 분할이며, 분할기일은 내년 5월 1일이다. 존속 법인인 이수화학과 신설 법인 간 분할 비율은 0.803대 0.197이다. 신설 회사는 한국거래소 심사를 거쳐 유가증권시장에 재상장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분할 목적에 대해 “각 사업 부문별 특성에 적합한 사업 전략을 추진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한 지배구조 체제를 구축해 성장 잠재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신설 회사는 전고체 배터리 사업에 집중하고, 이수화학은 석유화학 제품 생산‧판매, 합성세제와 부산물 제조‧판매, 스마트팜 사업 등에 주력한다는 설명이다.

전고체 사업의 성장성을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이수화학은 국내에선 유일하게 황화리튬(Li2S)을 양산할 수 있는 업체다. Li2S는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의 고체 전해질 원료다.

이수화학은 지난해 약 210억원을 투자해 Li2S를 연간 20t 규모로 생산할 수 있는 데모 설비를 구축했고, 올해 말 가동을 앞두고 있다. 에코프로비엠 등 국내 배터리 기업들과 Li2S 공동 개발 계약을 맺기도 했다. 시장에선 전고체 배터리 수요가 향후 매년 60% 이상의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해당 사업의 시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전우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전고체 배터리 원료 개발에서 타 업체 대비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