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대표적 단기자금 조달 수단인 기업어음(CP) 금리가 45일 연속 상승하면서 연중 최고치인 연 5.50%까지 치솟았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CP 91일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2%포인트 오른 연 5.50%를 기록했다. 2009년 1월 12일(연 5.66%) 후 약 13년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CP 금리는 지난 9월 22일 연 3.15%에서 이달 25일까지 45일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올랐다. 올해 초 CP 금리는 연 1.55%였지만 지난달 연 5%를 돌파하며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가파른 금리 상승으로 신규 발행과 차환도 중단됐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25일 기준 이달 CP와 전자단기사채 발행액(ABCP 제외)은 67조1460억원으로 상환액(71조1900억원)을 밑돌았다. CP·전자단기사채 상환액이 발행액을 앞지른 것은 23개월 만이다. CP를 통한 자금 조달 비용이 급증하자 기업들이 차환보다 상환을 택하고 있다는 뜻이다. CP를 발행하더라도 ‘레고랜드 사태’로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매입 주체를 찾기 어려워 기업들은 자금 조달에 애를 먹고 있다. 여기에 연말 기관들의 회계연도 장부 결산 시기가 맞물리며 수요가 위축된 것도 시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