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 휘청…코스피 약보합 출발 전망 [증시 개장 전 꼭 알아야 할 5가지]
지난 주말 미국 증시는 애플과 부품주, 반도체 업종이 부진한 가운데 혼조세로 마감했다. 이번주엔 고용 보고서와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발언에 촉각을 곤두세울 전망이다. 28일 국내 증시는 약보합 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 국내 증시 약보합 출발 전망

지난 주말 미 증시에서 중국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제품 출하량 감소 소식이 전해지며 애플과 관련주가 부진한 모습을 보인 점은 28일 국내 증시에 부담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1.26% 하락한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10원 내외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원화 약세에 따른 외국인 수급 불안도 부담이 될 것"이라며 "다만 반도체와 애플 부품주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종목군이 강세를 보인 점은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돼 하락 폭은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국내 증시는 0.3% 내외 하락 출발한 후 매물 소화 과정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블랙프라이데이 쇼핑 결과, 미국 ISM 제조업 PMI 및 비농업부문 고용, 한국 수출 등 주요 경제지표, 파월의장 등 연준 위원들의 발언, 중국 지준율 인하 여파 등에 영향을 받으면서 방향성 탐색 구간에 진입할 전망"이라며 "주간 코스피 예상 레인지는 2380~2500선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는 "최근 물가와 금리 영향력이 축소된 점은 긍정적이나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는 점은 부담"이라며 "제한된 박스권 속에서 지속적인 종목장세가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은 현재 장미빛 미래를 기대하고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며 "연간, 분기별 GDP 성장률과 기업이익 전망은 동반 하향조정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증시와 펀더멘털 간의 엇갈린 흐름은 괴리율 확대, 밸류에이션 및 가격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 美 파월 의장 발언에 촉각

지난 주말 애플(-1.96%)과 부품주, 반도체 업종이 부진(엔비디아 -1.5%, 퀄컴 -1.4%, 마이크론 -0.9%)한 가운데 미국 증시는 혼조세(다우 +0.45%, 나스닥 -0.52%, S&P500 -0.03%)를 보이며 마감했다.

이번주(11월 28일~12월 2일) 미국 증시에선 고용 보고서와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발언에 촉각을 곤두세울 전망이다. 고용보고서는 다음달 2일 나온다. 12월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추가 금리 인상이 예고된 가운데 고용 둔화 신호가 나타나면 금리인상 폭이 줄어들 수 있다. 월가에서는 11월 비농업 부문의 고용이 20만 명가량 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Fed가 주로 참고하는 물가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지수도 이번주 나온다.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 인플레이션 완화 기대가 커진 상태다. 파월 의장을 비롯해 Fed 주요 인사의 발언도 줄줄이 예정돼 있다. 파월 의장은 30일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연설한다.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은행 총재, 미셸 보먼 Fed 이사, 리사 쿡 Fed 이사, 찰스 에번스 시카고연은 총재 등도 잇따라 발언에 나선다. 이들의 금리 인상과 긴축 속도에 대한 발언이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 中 '제로 코로나' 정책 최대 위기

중국이 자랑해온 '제로 코로나' 정책이 최대 위기를 맞았다. 중국 방역당국은 시진핑 집권 3기 시작 직후 '정밀 방역'을 강조하며 방역정책을 완화했지만, 신규 감염자가 연일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아파트 단지 봉쇄와 2∼3일 주기의 유전자증폭(PCR) 검사 등 고강도 방역 조치들은 이어지고 있다.

봉쇄에 따른 사망 사고가 잇따르자 수도 베이징과 상하이 등 주요 도시에서 25∼27일 성난 주민들이 거리로 몰려나왔다. 엄격한 통제 사회 곳곳에서 인내심의 둑이 무너지는 가운데 "시진핑 물러나라! 공산당 물러나라!"라는 구호까지 등장했다.

중국에선 26일 3만9506명이 추가되는 등 사흘 연속 3만 명 넘는 코로나19 신규 감염자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각 지역은 봉쇄를 강화하고 있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5일 은행 지급준비율을 0.25%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이번주에는 기업들의 경기 전망을 보여주는 11월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나온다. 30일에는 국가통계국이 제조업, 비제조업, 종합 PMI를 발표한다. 이어 경제매체 차이신이 12월 1일 민간 제조업 PMI를 내놓는다.

■ 정부 내년 성장전망 1%대 제시 전망

국내외 주요 기관이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줄줄이 하향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도 다음 달 내놓을 내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내려 제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세수 전망은 수정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다음 달 중하순께 내년 경제정책방향과 경제전망을 발표한다. 정부는 지난 6월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 발표 때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2.5%로 제시했는데 이를 이번에 1%대로 내리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복합위기'가 심화하고 있고 한국 경제의 주력 엔진인 수출도 흔들리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이후 살아났던 내수도 내년에는 다시 꺾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내외 주요 기관은 이미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내린 상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기존 2.2% 전망치를 지난 27일 1.8%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은행은 기존 2.1% 전망치를 24일 1.7%로 내렸고, 한국개발연구원(KDI)도 기존 2.3% 전망치를 10일 1.8%로 조정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와 한국경제연구원은 각각 1.9%,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1.8% 전망치를 제시한 상태다. ING은행은 내년 한국 성장률이 0.6%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 對中수출 꺾이자 전체 반도체 수출 '휘청'

올해 우리나라의 반도체 수출 감소세는 전체 수출액의 40% 가량을 차지하는 대(對)중국 수출액 감소의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수출 품목·국가 다변화를 통해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를 줄여나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우리나라 대중 반도체 수출액은 420억2500만달러로 전체 수출액(1036억달러)의 40.6%를 차지했다. 올해 9월까지 중국이 차지하는 수출 비중은 작년(39.3%)보다 1.3%포인트(p) 상승하면서 의존도는 오히려 높아졌다. 대중 반도체 수출 비중은 2015년 44.2%까지 늘었다가 이듬해 38.9%로 축소된 뒤 계속해서 40% 선을 넘나들고 있다.

문제는 40%에 달하는 대중 반도체 수출 의존도가 올해 우리나라의 반도체 수출 감소세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들어 우리나라의 월별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꾸준히 하락하다 8월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1∼9월 누적 반도체 수출액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9.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대중 반도체 수출액은 16.3% 감소했다. 중국의 경기 둔화로 서버용 반도체 수요가 감소하고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하락한 영향이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