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과 불평등은 다르다
“인종차별주의자의 잘못을 입증하는데 있어서 ‘하찮은 노력’이란 없다. (Proving racists wrong is no trivial pursuit. New York Times Oct. 5. 2022)”
“이란 여성들은 이 투쟁(“히잡을 벗게 해 달라”)을 오랫동안 싸워왔다. (Iran’s women have fought this fight for a long time. FT 15 Oct. 2022)”
최근 세 편의 칼럼을 읽으면서 우리 사회, 아니 전 지구촌에 사라지지 않는 게 있다면, 인종차별과 질병, 전쟁과 자연재해 등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인간의 노력과 정성에 따라 그 정도를 낮출 수 있고, 사라지게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바로 전쟁과 인종차별일것입니다. 자연재해나 기후변화, 급작스런 재난 등은 피할 수 없겠지만, 보다 착한 사람들이 늘어나고, 나쁜 사람들이 줄어 든다면 전쟁도 줄일 수 있고, 인종차별도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직도 지구촌 곳곳에서 인종 차별과 갈등, 빈부를 떠난 인간 모독, 모욕적인 언사 등을 통해 권력을 쥐고 흔들려는, 파렴치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큰 사고를 당한 사람들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고 하고, 불행한 참사로 목숨을 잃은 고인들을 정치적 또는 종교적으로 이용하려고 합니다. 이는 절대로 안 되는 일입니다.
특히 인종에 대한 차이, 피부색과 문화의 다른 점을 장단점이나 강약으로 다루면서 정치권력에 이용하거나 인권을 무시하면서 자신의 권력을 지키려는 독재자들이 사라지지 않고 있음은 매우 슬픈 일입니다. 여러 나라의 빈부차이나 열악한 자연환경은 어쩔 수 없다고 해도 같은 나라 안에서도 흑백 갈등과 지역분열을 획책하면서 국민을 분열시키는 지도자는 리더십이 없는, 나쁜 사람입니다.
우리 나라에도 200만 명이 넘는 외국인 또는 다문화 가정이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어린 학생들이 학교에서 차별을 받고, 불편한 상황에서 고통을 느끼고, 대형 참사로 자식을 잃은 부모들의 허락 없이 명단을 공개하는 것은 절대로 안 되는 일입니다. 고인들 중에는 천주교가 아닌 불교를 가진 집안도 있고, 종교적 색채를 거부하는 가족도 있을 겁니다. '종교의식'의 이름으로 정치를 하는 건 더욱 바람직하지 않은 일입니다.
마음 속으로 ‘그런 생각’ 즉, 고인들을 위해 기도해 주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있다고 해도 가슴 아픈 부모들의 입장과 가슴에 묻고 싶은 슬픔을 헤아려야 합니다.
<한경닷컴 The Lifeist> 홍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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