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폴란드 동부 우크라이나 국경마을에 떨어진 미사일은 자국과 무관하다고 16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전화회의에서 "러시아는 직간접적으로 군사 인프라와 관련된 우크라이나 지점들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일부 국가들이 근거 없는 주장을 펼쳤다"며 "누구도 상황을 악화할 수 있는 평가를 함부로 내려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폴란드에 대해서도 "S-300 방공 미사일 파편이 발견된 사실을 알렸다면 누구나 이 사건이 러시아와 관련 없는 것을 알았을 것"이라며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폴란드에 물어보고, 그들에게 더 자제하고 덜 감정적으로 행동하도록 요청해달라"고 말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또 이번 사건 관련 조 바이든 대통령의 반응이 다른 나라와 달리 신중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러시아 국방부도 전날 공습에 대해 "러시아의 고정밀 공격은 우크라이나와 폴란드 국경 35㎞ 밖에서 수행됐다"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군 지휘통제 시스템과 관련 에너지 시설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벌였고 모든 미사일이 목표물에 명중했다. 이번 공습에서 키이우를 겨냥한 미사일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전날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키이우를 포함해 전국 10여개 지역 15개 에너지 시설에 약 100발의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대규모 공습을 가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1명이 숨지고 700만여가구, 1000만명이 정전을 겪었으며, 전국적으로 대규모 통신장애도 발생했다고 토로했다.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6km가량 떨어진 폴란드 프셰보도프 마을의 농작지에 포탄이 떨어져 옥수수를 나르던 농민 2명이 사망하는 사건도 벌어졌다. 사건 직후 러시아의 공격이라는 추측이 제기됐지만 미국은 우크라이나군이 발사한 오발탄이란 분석을 내놨다.

해당 사건 관련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이날 "지금까지 누가 미사일을 발사했는지 확실한 증거가 없다"고 말했다고 폴란드 PAP통신은 보도했다. 두다 대통령은 "폴란드에 떨어진 미사일은 아마도 러시아산 미사일인 것으로 추정되지만, 현재로서는 여전히 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조사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며 "검찰과 군사전문가가 현장에 가 있다"고 말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