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이태원 참사가 일어나기 전 핼러윈 인파에 대비해 기동대를 지원해 달라고 서울경찰청에 요청했지만, 인력 부족을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이 전 서장은 1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 현안질의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의원들이 ‘이태원 핼러윈 축제 질서 유지를 위해 서울청에 기동대를 배치해야 한다는 요청을 했느냐’고 묻자 “두 차례 요청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구체적으로 어떻게 요청했냐는 질문엔 “용산서112상황실에 핼러윈 축제에 관해 가장 효율적인 기동대를 지원 요청하라고 지시했고, 112상황실장이 서울청 주무 부서에 지원을 요청했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서울청이 당일 집회·시위가 많아 지원이 어렵다고 답변했다”고 말했다.김광호 서울경찰청장 등 지휘부에 직접 요청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당시 김 서울청장이 재차 검토했지만 집회·시위 대비 병력이 부족해 안 된다고 결정한 것으로 보고받았다”며 “두 번의 검토 결과 어렵다는 결과가 나왔는데 제가 다시 직접 요청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웠다”고 했다.용산경찰서가 자체적으로 인력을 보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전 서장은 그러나 “기동대 운영은 서장의 권한이 아니고, 서울청의 권한”이라고 했다. 또 이 전 서장은 참사 당일 실제 벌어진 상황을 전혀 보고받지 못해 현장에 늦게 도착했다고 했다. 그는 “그날 밤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단 한 건의 보고도 받지 못했다”며 “알게 된 시점은 오후 11시께”라고 했다. 참사가 발생한 지 45분이 지난 시간이다. 그는 용산서 인근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한 뒤 오후 9시47분께 식당을 나섰고, 11시5분께 이태원파출소에 도착했다.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
與 "경찰 역사에서 가장 비겁한 경찰" 野 "몰랐다고 면죄 안 된다"류미진 총경 "참사 당일 근무 충실히 못해…책임 통감한다“ 흐느껴野 “‘대통령실 용산 이전·마약과의 전쟁’ 영향 끼친것 아니냐”여야는 16일 '이태원 압사 참사'와 관련,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과 류미진 전 인사교육과장(총경)을 한목소리로 질타했다.참사 당일 이 전 서장은 관할서장으로서 현장을 총괄했고, 류 총경은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으로 근무했다.여야는 행적 논란을 빚은 이 서장과 류 총경을 상대로 참사 당시 보고 체계와 현장 대처 등을 두루 따졌다.경찰 출신인 국민의힘 간사 이만희 의원은 "이임재 증인이 조금만 기민하게 상황의 중요성을 알고 대처했다면 이런 상황을 방지할 수 있었다"며 "보고체계, 현장 대처 능력은 물론이고 당직실을 한참 비워도 관행이라고 여기는 등 경찰의 기본이 무너진 것"이라고 지적했다.같은 당 장제원 의원은 이 전 서장이 사건 당일 오후 11시까지 보고를 받지 못해 참사 상황을 알지 못했다고 하자 "경찰 역사에서 가장 비겁한 경찰로 기록될 것"이라며 "112 상황실 직원 부하 경찰에게 모든 죄를 덮어씌운 대한민국 경찰의 수치"라고 비판했다.더불어민주당 김교흥 의원은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몰랐다며 일관하고 있다. 몰랐다고 해서 여러분들이 면죄되는 게 아니다"며 "저는 그래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빨리 그만두고 서울경찰청장도 다 그만둬야 책임자가 나오고 사후 대책을 만들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민주당은 대통령실 이전에 따른 용산경찰서의 경비 업무 증가와 정부의 '마약과의 전쟁' 선포가 사고 예측과 대응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최기상 의원은 "용산서가 시위에 투입되는 경찰 인력을 줄이더라도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경비력을 보강하는 판단도 할 수 있었지 않았냐"고 따졌다.송재호 의원은 "잘 작동되던 체계가 그날에만 왜 작동을 안 했을까"라며 "특별한 무언가가 그날에 있었다고 생각을 하고, 그것이 (경찰의 이태원) 마약 단속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참사에 대해 국회도 함께 반성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국민의힘 김웅 의원은 "과연 두 증인에게만 모든 책임을 묻는다고 이런 참사가 다시 발생하지 않을 것인지 의심스럽다"며 "우리가 왜 이런 상황을 이렇게 끌고 왔는지에 대해 다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이 전 서장은 김 의원이 지난 11일 핼러윈 안전사고를 우려하는 내용의 정보보고서를 삭제했다는 의혹으로 수사를 받다 숨진 채 발견된 용산경찰서 간부를 언급하자 연신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류 전 총경도 상기된 얼굴로 답변 도중 여러 차례 흐느꼈다.이 전 서장은 마지막 발언에서 "용산서 직원들에게는 과도한 비난과 질책을 (삼가시고) 현장지휘관인 저에게 다 해달라. 제가 다 받겠다"라며 "경찰서장으로서 그분들(희생자들)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은 평생 안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류 총경도 "당일 상황관리관으로 근무를 충실하지 못하고 이런 큰 참사가 발생할 때까지 모르고 있었던 부분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라며" "다시 한번 이태원에서 희생되신 분들 명복을 빈다"고 했다./연합뉴스
익명의 독지가가 전남대학교에 학생들의 장학금으로 써달라며 2억원을 기부한 사연이 전해져 감동을 주고 있다. 16일 전남대에 따르면 70대로 추정되는 여성 독지가가 지난 4일 전남대를 방문해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써달라며 2억원을 기부했다.익명을 요구한 이 독지가는 "평생 모은 돈이다. 항상 기부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실천할 수 있게 돼 더없이 행복하다"며 "부디 작은 보탬이지만 인재 양성을 위해 써주면 좋겠다"고 말했다.이어 "전남대가 광주·전남 최고의 대학이기 때문에 기부한다"며 "비록 학교와는 아무 인연이 없지만, 또 이렇게 인연을 만든 것 같아서 기쁘다"는 말을 남겼다.정성택 총장은 "어려운 학생들을 도와주는 따뜻한 정성에 감사드리며, 이에 보답하기 위해 전남대가 미래 인재들의 발판이 되도록 소중하게 사용하겠다"고 말했다.이진경 키즈맘 기자 ljk-8090@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