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억압으로 국제적 비판…참가국 명단에 있는 것 이해 못해"
[월드컵] 블래터 전 FIFA 회장 "이란 월드컵 참가 배제해야"
제프 블래터(86) 전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이른바 '히잡 시위'에 대한 강경 진압 등으로 인권침해 논란이 거센 이란을 카타르 월드컵 참가국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블래터 전 회장은 13일(현지시간) 스위스 신문 블릭과 인터뷰에서 "여성 억압으로 국제적인 비판을 받아온 이란이 여전히 참가국 명단에 올라 있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이란 축구팀의 월드컵 출전을 금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이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내가 회장이라면 월드컵 참가국에서 이란을 제외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는 20일 개막하는 카타르 월드컵에서 이란은 잉글랜드, 웨일스, 미국과 함께 B조에 속해 있다.

이란에서는 지난 9월 이란 여성 마흐사 아미니(22)가 히잡 착용과 관련한 엄격한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갔다가 갑자기 숨졌다는 사실이 알려진 후 전국적으로 시위가 확산했다.

유엔에 따르면 8주간 이어진 시위를 당국이 진압하는 과정에서 403명 이상이 사망했으며 여성과 어린이, 변호사, 언론인 등 평화롭게 시위하던 이들 수천명이 체포됐다.

당국은 시위 참가자 가운데 1천여명을 이미 재판에 넘겼다.

이란 법원은 이날 시위자 한 명에게 정부 청사 방화와 공공질서 저해, 국가안보 위반 공모 혐의 등으로 사형을 선고했다.

히잡 시위 관련자 가운데 내려진 첫 사형선고 사례로 알려졌다.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국가별 인권 현황을 조사·보고하는 권한을 부여받은 12명의 전문가는 최근 성명을 통해 "사형을 시위진압 도구로 사용하면 안 된다"고 이란에 촉구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