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비 실비 부담 커…의료보험·임대보증금 등 정착지원 시급"
광주고려인마을, 우크라 탈출 고려인 60여 명에 긴급 의료지원
국내 최대 고려인 집거지인 광주광역시 광산구 소재 고려인마을(대표 신조야)은 러시아 침공으로 우크라이나를 탈출해 고국에 입국한 고려인을 위한 정착 지원이 시급하다고 14일 밝혔다.

고려인마을은 지난 2월 말부터 전쟁 난민으로 전락해 인근 국가에 머무는 고려인을 돕기 위해 항공비 등을 지원해 800여 명의 입국을 도왔다.

전쟁으로 각종 질병 또는 상처를 입은 고려인을 위해 국내 적십자가 1인당 500만원 한도에서 의료비를 지원하지만, 초과 의료비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때문에 고려인마을은 주민들의 모금과 지역사회 후원을 받아 60여 명에게 7천여만원의 의료비를 지원했다.

신조야 대표는 "외국 국적자인 고려인은 국내 거주 6개월이 지나야 지역 의료보험에 가입할 수 있기 때문에 의료비 부담으로 치료를 끝까지 못 받는 이들도 나오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전남대병원을 비롯해 마을 인근 중소병원에 입원하는 동포들이 계속 증가하고 있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고 덧붙였다.

신 대표는 "정부가 전쟁 난민으로 입국한 고려인의 지역 의료보험 가입 시기를 앞당길 수 있도록 조치를 해주어야 한다"며 "빈손으로 들어온 이들이 대부분이므로 임대보증금 등 초기 정착을 돕는 대책도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난민 출신으로 입국한 고려인은 2천여 명에 달하는데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고려인마을은 긴급의료비 지원 외에도 광주에 정착한 고려인 31가구에 5천여만원의 임대보증금, 2천100만원의 정착 지원금, 학생 장학금 1천만원 등을 지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