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구강스캐너 업체인 메디트 인수전이 원점에서 다시 시작된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GS와 미국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칼라일 컨소시엄이 최종 인수 계약을 맺지 않았기 때문이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매각 측인 유니슨캐피탈과 주관사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메디트 매각과 관련해 재입찰 실시 등 여러 방안을 논의 중이다. GS-칼라일 컨소시엄에 밀려 고배를 마셨던 미국 PEF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블랙스톤뿐 아니라 다른 후보들의 참여 가능성도 열어놓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GS-칼라일 컨소시엄은 지난달 19일 시행한 본입찰에서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내면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확보했다. 당시 입찰에는 GS-칼라일 컨소시엄, KKR, 블랙스톤 등이 참여해 글로벌 대형 PEF 간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GS-칼라일 컨소시엄이 써낸 가격(약 3조원)은 2순위인 KKR보다 약 3000억원 이상 높은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측과 GS-칼라일 컨소시엄은 지난달 31일 계약 체결을 목표로 속전속결로 협상을 진행했다. 그러나 이달 초까지 계약 체결이 불발됐다. 유니슨이 우협 연장을 거부하면서 GS-칼라일 컨소시엄은 자연스럽게 우협 지위를 상실하게 됐다.

협상 불발의 직접적 요인은 이달 초 공개된 메디트의 10월 실적이었다. 지난달 실적은 회사가 매각 과정에서 제시한 당월 목표치보다 40% 정도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가격을 놓고 재협상을 시도했으나 끝내 견해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니슨은 메디트 실적이 견고한 만큼 새로운 인수자를 찾을 계획이다. IB업계 관계자는 “2조원대 중반 수준에서 새로운 인수가격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