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18점·3점 성공률 42.7%…"접전 넘기는 힘 생겨"
"공격, 수비 다 열심히 하는 건 힘들어" 털어놓기도
'국내 득점 1위' 캐롯 전성현 "지난 삼성전 지고 잠도 못 자"
"지난 맞대결에서 지고 너무 화가 나서 잠도 못 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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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고양 캐롯의 전성현은 벼르던 서울 삼성에 설욕했다며 기뻐했다.

전성현은 13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 삼성과 원정 경기에서 양 팀 최다인 24점을 올리며 81-72 승리에 앞장섰다.

경기 후 전성현은 "오늘 정말 이기고 싶어서 열심히 했다"며 "팀에 접전 상황을 넘기는 힘이 생긴 것 같아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캐롯이 고전 끝에도 승리를 따낸 데는 전성현의 공이 컸다.

시원한 승리를 거뒀던 직전 2경기와 달리 캐롯은 4쿼터 승부처까지 삼성의 수비력에 고전했다.

3쿼터까지 가드진의 핵심인 이정현이 4점으로 부진한 가운데 상대의 집중 견제 속에서도 18점을 넣은 전성현의 활약 덕에 간극이 벌어지지 않고 접전을 유지했다.

전성현의 분전에 로슨이 4쿼터 초반 7점을 몰아치며 화답했고, 이정현도 막판 마커스 데릭슨을 상대로 5득점을 올리며 삼성의 추격을 뿌리쳤다.

'국내 득점 1위' 캐롯 전성현 "지난 삼성전 지고 잠도 못 자"
사실상 풀타임인 37분 40초를 뛴 전성현은 "상당히 힘들었지만 이기고 싶어서 계속 뛴다고 했다"며 "저번 맞대결에서 내가 너무 못했다.

오늘 욕심을 냈다"고 했다.

75-78로 패한 이달 4일 삼성전에서 전성현은 6점에 그쳤다.

11개 슛을 던져 9개를 놓치는 등 '최고 슈터'라는 수식어에 걸맞지 않게 부진했다.

전성현은 "그때 지고 잠도 못 잤다"고 웃었다.

올 시즌 10경기를 마친 전성현의 평균 득점은 어느덧 18점까지 올라갔다.

프로 입성 후 최고치다.

대구 한국가스공사의 이대성(17.8점)을 제치고 국내 선수 득점 1위로도 올라섰다.

3점도 매 경기 3.5개를 42.7%의 성공률로 꽂아 넣는데 이 역시 자신의 최고 기록이다.

전성현은 "코트에 가드만 세 명이 설 때가 제일 힘들다.

상대 수비 전체가 바꿔막기 수비를 할 수 있어 어렵다"면서도 "내가 뭐 어떻게 하겠냐. 최대한 열심히 뛰어서 슛 찬스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럴 경우에는 최대한 자유투를 많이 얻어내려 한다.

슛만 던져서는 한계가 있다"고 짚었다.

실제로 전성현의 자유투 시도 횟수는 올 시즌 평균 12.9개를 기록 중인데, 국내 선수 중에서는 이대성(14.2개) 다음으로 높다.

공격에서 부담을 짊어진 전성현은 "수비할 때는 조금 쉰다"고 노하우를 밝혔다.

전성현은 "공격할 때 요리조리 많이 뛰어야 한다.

슛이 안 들어가도 팀에 기회가 나니까 뛰게 된다"며 "공격, 수비 둘 다 하는 건 너무 힘들다"고 웃었다.

'국내 득점 1위' 캐롯 전성현 "지난 삼성전 지고 잠도 못 자"
이같이 '요령'을 피우는 전성현을 향해 김승기 감독이 공개적으로 질타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나 김 감독은 이정현에게는 연신 "경기 중 논다"고 질책을 쏟는다.

김 감독은 이날도 "정말 소극적일 때가 있어 끝까지 적극적으로 하라고 했다"며 "경기가 잘 안 풀리면 그냥 논다.

안 될 때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하고 슛이 안 들어가면 다른 플레이를 통해서도 공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성현은 "내가 보기에 감독님은 말한 대로 안 될 것 같은 선수에게는 안 시킨다"며 "이정현은 그럴 만한 능력이 충분히 된다고 봐서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현은 "나도 뛰다 보면 쉬게 되는 순간이 있다.

많은 시간을 뛰면 그렇다"며 시인했다.

그러면서 "감독님은 항상 뛰는 순간 힘을 다 쏟길 바라는데, 그럴 수 있도록 애쓰겠다"고 '모범 답안'을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