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한우와 치맥
2015년 2월, 한국에 처음 도착했던 날은 몹시 추웠다. 한국에서의 첫 저녁식사는 전형적인 한국식 고기구이였다. 바이에른 출신에 고기를 좋아하는 독일인에게는 천국과 다름없었다. 우리 가족은 외국인이 즐겨 찾는 식당에 방문했다. 고기를 주문하자 한우와 호주산, 미국산, 일본산 소고기 중 원하는 것을 고르라고 했다. 우리 식구들은 현지 음식을 먹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한우를 골랐다. 이어 반찬들이 테이블에 올라왔다. 다양한 절임 채소들은 낯설었지만 먹어보니 만족스럽기도 했다. 대부분의 외국인들에게 김치는 어려운 음식이지만, 처음부터 입맛에 맞는다면 한국에서 더욱 편하게 지낼 수 있다. 나처럼 말이다! 한국에서 있는 수년 동안 나는 여러 종류의 김치를 맛볼 수 있었다.

다시 고기 이야기로 돌아가서, 우리 앞에 놓인 가위를 보고 이걸로 뭘 하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웨이터가 와서 그 가위를 사용하는 순간 무지에서 깨어난 기분이었다. 세상에 이런 일이!

눈을 번쩍 뜨게 한 두 번째 음식은 치맥이었다. 치맥은 치킨과 맥주의 줄임말로, 정말 놀라운 조합이다. 닭이 매우 바삭하게 튀겨진 데다가 다양한 양념과 함께 뼈 또는 순살과 같은 선택지가 주어진다. 양념은 무난한 것부터 눈물 나게 매운 것까지 다양하다. 정말 괜찮은 식당에 간다면, 전 세계 맥주를 같이 즐길 수 있다. 그래도 역시 기본은 한국 맥주와 한국의 프라이드치킨을 함께 먹는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또 다른 음식은 여름에 주로 먹는 삼계탕이다. 인삼을 넣고 끓인, 맛있는 닭고기 수프인데, 닭 속에 찹쌀이 가득 채워져 있다. 한여름 가장 더운 날에 먹으면 더 좋다. 독일인에게 이 음식은 여러 면으로 특별하다. 독일인들은 어떤 동물이든 통째로 먹지 않는 편이다. 게다가 젓가락을 쓰는 것만으로도 도전인데, 한국의 젓가락은 납작하고 금속으로 만들어져서 다루기가 훨씬 더 어렵다. 독일인들은 수프를 좋아하지만 보통 여름보다는 겨울에 몸을 녹이기 위해 먹는다.

개인적으로 난 한국에 맛있는 음식이 많이 있다고 생각하고, 또 지금도 새로운 음식을 알아가고 있다. 매우 전통적인 음식을 경험할 수 있는 동시에 젊고 실험적인 요리사들의 새로운 해석도 즐길 수 있다. 음식은 문화의 중요한 한 부분이고, 한국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