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3세 영국 국왕과 카밀라 왕비가 군중과 인사하던 도중 달걀을 맞을 뻔 했다. 이 남성은 23세 대학생으로 곧바로 경찰에 체포됐다고 9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이 전했다.

이날 찰스 3세 부부는 영국 요크 대성당 벽면에 설치된 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조각상을 공개하는 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이곳을 방문한지 이틀째 되는 날이었다. 노스요크셔주 요크의 남서쪽 성문 미클게이트 바 앞에서 국왕 부부는 여느 때처럼 스스럼 없이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었는데, 갑자기 달걀 3~4개가 날아들었다. 다행히 달걀은 찰스 3세를 빗나가 바닥에 떨어졌다. 찰스 3세는 땅에 떨어진 달걀을 바라보기는 했지만 크게 동요하지 않고 시민들과 악수를 나눴다.



시민들은 대학생을 향해 “신이시여, 왕을 구하소서” “부끄러운 짓” 이라며 야유를 퍼부었고 이 대학생은 경찰 4명에 체포됐다. 그는 끌려나가면서 “이 나라는 노예들의 피로 세워졌다”고 외쳤으며 체포될 때 카메라를 쳐다보며 혓바닥을 내밀기도 했다. 안전 문제로 결국 찰스 3세는 경호원의 안내를 받으며 자리를 피했다.

요크대학교에 재학중인 이 학생은 공공질서 위반 혐의로 구금됐다. 그는 전 녹색당 소속 요크 시의원 후보이자 기후변화 관련 과격시위를 하는 단체 ‘멸종저항(Extinction Rebellion·XR)’의 지지자로 전해졌다. 요크대는 “끔찍한 일”이라며 위법 행위 절차에 따라 이 사건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사건으로 찰스 3세 경호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찰스 3세는 시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인물로 그는 사람들과 직접 악수를 하고 농담을 주고 받는 것을 즐겼다. 왕과 시민 사이에 확실한 분리가 없다면 이러한 통제되지 못한 사건이 또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도 찰스 3세 근처에 ‘Not My King’ 팻말을 든 시위자가 있었고 왕과 불과 몇미터 떨어진 곳에서 달걀이 던져졌다. 스티븐 코트렐 요크 대주교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 사건으로 찰스 부부가 대중을 만나는 것을 꺼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영선 기자 cho0s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