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억원짜리 '호박' 경매 나온다
서울옥션이 코로나19 사태로 중단했던 홍콩 경매를 약 2년반 만에 재개한다. 구사마 야요이, 게르하르트 리히터 등 현대미술 거장을 비롯해 박서보 하종현 윤형근 등 한국 대표 작가들의 작품 84점이 경매에 부쳐진다.

서울옥션은 오는 29일 홍콩 컬렉터와 기관을 대상으로 경매를 한다고 7일 밝혔다. 경매는 서울 신사동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열리며, 홍콩 현지에 마련한 실시간 응찰 카운터를 통해 전화 및 온라인 응찰을 받을 예정이다.

출품작의 전체 예상 가격은 211억원이다. 최고가는 구사마 야요이가 그린 80호(112㎝×145.5㎝) 크기의 그린색 ‘호박’(2014·사진)이다. 국내 경매회사가 출품한 그의 호박 시리즈 가운데 가장 크다. 작품 추정가는 80억~180억원이다. 서울옥션 관계자는 “지금까지 국내 경매사가 호박 시리즈를 출품한 경우는 많지만, 이 정도 크기의 작품이 경매에 나온 적은 없었다”며 “무수한 점과 그물 패턴으로 호박의 무게감을 더한 게 특징”이라고 했다.

이 밖에 리히터가 일본 후지산에서 영감을 받아 그린 ‘후지’(1996·추정가 6억3000만~10억원), 요시모토 나라가 미국 재즈 거장 마일스 데이비스의 앨범을 본떠 만든 ‘카인드 오브 블루’(2005·추정가 9억~14억원) 등도 출품된다.

한국 작가를 해외에 알리기 위한 ‘K-아트 나우’ 경매 섹션도 마련됐다. 박서보 하종현 등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부터 우국원 김선우 하태임 정영주 등 한국 현대 작가 18명의 작품이 새 주인을 찾는다. 출품작은 29일까지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