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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공시가 조정 미적대는 정부, 국민 세금 고통 덜어줄 의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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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시가격 정상화’에 의욕을 보여온 정부가 갑작스레 ‘시장 추이를 좀 더 지켜보고 결정하겠다’는 뜨뜻미지근한 결론으로 선회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어제 열린 관련 공청회에서 기존의 공시가 현실화 계획을 ‘1년 유예’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내년에 72.7%(공동주택 기준)로 예정된 공시가격의 시세 현실화율을 올해 수준인 71.5%로 동결하는 안이다.

    ‘현실화 1년 유예’는 나무랄 데 없는 조치다. 하지만 90%로 지나치게 높게 설정된 현실화율 목표의 하향 조정과 목표 달성 시기 연기가 빠진 점은 꽤나 실망스럽다. 공청회 전만 해도 현실화율 목표를 80%로 내리고, 완료 시점도 당초 계획된 2030년보다 늦추는 방안이 유력했다. 하지만 정부는 ‘시장이 요동치고 있어 불확실성이 크다’는 모호한 이유를 들어 시장의 공감이 큰 이 조치들을 유보했다.

    부동산시장 급랭으로 공시가격이 시세보다 높아지는 역전 현상이 속출한 상황에서 한가하다는 생각이 앞선다. 2년 전인 2020년 당시 문재인 정부는 “공시가의 시세 초과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현실화율을 90%로 제시했다. 이후 2년간 공시가격 상승률은 각각 19.05%와 17.22%로 치솟았다. 하지만 로드맵을 발표한 지 2년도 안 돼 수도권을 중심으로 공시가가 시세를 앞지르는 역전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공시가 7억400만원인 인천 송도의 더샵센트럴시티(전용면적 84㎡) 시세는 최근 6억4000만원으로 추락했다. 또 거품 낀 공시가격 탓에 올해 억울한 종합부동산세를 내야 할 처지에 몰린 사람만 9만3000명이다. 모두 공시지가 현실화율 90%의 비합리성을 잘 보여주는 현상들이다.

    잘못된 공시가 제도의 폐해는 부동산 문제로만 한정되지 않는다. 공시가는 건강보험, 기초노령연금, 장애인연금, 국가장학금 등 67개 행정·복지제도의 기준지표로 쓰인다. 지난해 공시가격 상승률 1위 지역인 세종에선 건강보험 피부양자 탈락 인원이 235명으로 한 해 전의 두 배에 달했다. ‘세금으로 부동산을 잡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접근이 부른 나비효과는 이외에도 한둘이 아니다.

    부동산 정책만큼 민생과 직결된 것도 없다. 소득이 없으면 대출받아 내라는 징벌적 종부세, 어느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높은 축에 속해버린 부동산 보유세, 유례없을 만큼 가혹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등의 개편도 하루가 시급하다. 공시가격 제도를 개선하려는 정부의 좀 더 과감한 접근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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