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전선이 내년 7월께 해저 광케이블 시공업체 KT서브마린의 최대주주로 오르는 방안을 추진한다. 내년 상반기 추가로 지분을 살 수 있는 콜옵션을 행사해 KT서브마린 경영권을 확보하려는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주도하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확대해나갈 전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LS전선은 내년 4월부터 7월까지 4개월간 콜옵션을 행사해 KT서브마린 지분을 추가 확보한다는 계획을 최근 확정했다. 지난달 KT서브마린 지분 15.57%인 403만8232주를 252억원에 인수하기로 한 데 이은 후속 작업이다. 지난달만 해도 LS전선은 기존 최대주주인 KT에 이어 2대 주주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LS전선은 내년 콜옵션 행사를 통해 지분 26.43%를 추가로 확보해 총 42%의 지분을 보유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콜옵션 행사로 추가 취득할 수 있는 KT서브마린 주식은 629만558주다. 업계 관계자는 “LS전선은 KT로부터 KT서브마린 경영권을 이전받아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정했다”고 설명했다.

구자은 회장은 올해 초 취임 후 해저 케이블, 태양광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와 배터리·전기차·반도체 소재, 부품 영역에서 신사업을 발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KT서브마린의 경영권 확보에 나선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세계적으로 탄소중립 정책이 확대되면서 해상풍력발전에 들어가는 해저 케이블 관련 사업에 기회가 많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해저 케이블 시장은 해상풍력의 본고장인 유럽과 기후 대응 투자를 핵심으로 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시행 중인 미국을 중심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LS전선 관계자는 “미국은 해상풍력발전 부문의 자국산 비율이 20% 이하인 데다 미국산 해저 케이블은 공급량이 충분하지 않다”며 “한국 업체가 본격 뛰어들면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LS전선 측은 그간 쌓아온 해저 케이블 제조 역량에 KT서브마린의 시공 엔지니어링 기술, 선박 운항 능력을 결합하면 경쟁력을 단숨에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해저 케이블 제조와 시공 일체를 ‘턴키(설계·시공 일괄입찰)’ 방식으로 수주할 경우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분석이다. 기존엔 LS전선이 해외에서 선박을 빌려오거나 시공 부문을 외주 업체에 맡겨 진행할 때가 많았다. KT서브마린 안팎에선 LS전선과의 협력을 통해 사업 기회를 확보하면서 실적 개선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