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란 칸 전 파키스탄 총리가 유세 중 다리에 총을 맞았다. 칸 전 총리의 생명엔 지장이 없지만 지지자 1명이 총격으로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3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칸 전 총리는 파키스탄 펀자브주(州) 동부 와지라바드 지역에서 선거 유세를 위해 트럭을 타고 수도 이슬라마바드로 향하던 중 총격을 받았다. 칸 전 총리를 태운 트럭이 군중 사이를 지나갈 때 총알이 빗발쳤다. 당시 칸 전 총리는 수천 명의 군중 앞에서 손을 흔들며 환호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칸 전 총리는 오른쪽 정강이에 총격을 받고 병원에 입원했다. 칸 전 총리가 이끄는 정당인 파키스탄정의운동(PTI)의 파와드 차우드리 대변인은 "이번 사건은 명백한 암살 시도"라며 "만약 그곳에 있던 사람들이 총격범을 저지하지 않았다면 PTI 지도부 전체가 전멸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 총격으로 칸 전 총리의 지지자 1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칸 전 총리는 2018년부터 지난 4월까지 파키스탄 국정을 이끌던 총리였다. 국제통화기금(IMF)에서 구제금융을 받으면서 경제난 타개에 힘썼지만 코로나19 유행 타격을 받으면서 뚜렷한 성과를 남기진 못했다. 이에 파키스탄 의회는 경제 정책 실패의 책임을 물어 그를 해임했다.

파키스탄에서 총리 출신 인물이 피습 당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는 2007년 12월 이슬라마바드 인근의 도시인 라왈핀디에서 선거 유세 중 총기와 폭탄을 동반한 공격을 받아 숨졌다. 샤바즈 샤리프 현(現) 파키스탄 총리는 이번 총격 사건을 규탄하고 즉각적인 조사를 명령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