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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발언에 은 가격 2.7% 하락...금과 가격 차 10년내 최대 [원자재 포커스]
파월 "최종금리 수준 지난번 예상보다 높아질 것"
금과 가격 차 85대 1로 벌어져..통상 50~60대 1 수준
지난 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은 선물 12월물 가격은 트로이온스당 전일 대비 2.69% 하락한 19.137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1일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완화 기대감으로 지난달 31일 대비 2.87% 올랐던 가격의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은 선물 가격은 지난 3월 26달러까지 치솟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길어지면서 이후 하락 국면에 진입했다. 8월 말 18달러대까지 떨어진 뒤 이후 가격 흐름이 횡보하는 상황이다.
지난 1일에는 은 가격이 한때 5%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 중국에서 코로나19 봉쇄 정책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가격을 끌어올렸다. 당시 중국 경제학자인 홍 하오가 트위터에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인 왕후닝이 재개방위원회를 구성해 내년 3월 내에 코로나19 관련 규정을 완화하기 위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할 것"이란 내용의 글을 올리면서 중국에서 경기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가 시장에 퍼졌다. 이 기대감은 곧 사라졌다. 중국 외교부가 이 위원회에 대한 정보 제공을 거부하면서 은 가격은 다시 하락세로 반전했다. 은은 금처럼 귀금속으로 쓰이지만 수요의 절반 가량이 공업용으로 쓰인다. 이 때문에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과 달리 은은 산업 경기 영향에 따라 가격이 좌우되는 특성을 띄고 있다. 특히 태양광 패널, 배터리 등의 산업에서 은은 중요한 기초 소재다. 중국의 경기 회복 여부가 은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는 이유다.
2일 나온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결정도 은값 하락세에 불을 지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MOC) 정례회의를 마친 뒤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하 전환 고려는 매우 시기상조"라며 "최종금리 수준은 지난번 예상한 것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최종금리가 지난 9월 Fed가 내놨던 점도표에서 예상됐던 4.6% 수준을 웃돌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은 "금리 인상 속도를 줄일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며 속도 조절론을 내놓은 가운데서도 통화 긴축에 대한 강경한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파월 의장의 매파(통화긴축)적 발언에 이날 나스닥종합지수가 3.4%, S&P500 지수가 2.5% 하락하는 등 뉴욕증시는 위축됐다. 은 선물 가격도 긴축 완화에 대한 기대로 이날 한때 트로이온스당 19.95달러까지 올랐다가 파월의 강경 발언 후 하락 반전했다. 투자전문매체인 캐피탈닷컴은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 정책이 은 가격 상승을 막고 있다"며 "지난 몇 주간 은 선물 가격이 20달러선에 근접했지만 현재 투자자들은 연내 이 가격이 20달러를 넘길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가격 급락으로 금과 은 사이의 가격 차도 벌어지고 있다. 금과 은의 선물 가격 비율은 2일 기준 85대 1 수준으로 벌어졌다. 올 들어 금 가격은 9% 떨어지는데 그쳤지만 은 가격이 16%나 떨어져서다. 역사적으로 금과 은의 가격 비율은 50~60 대 1 수준에 걸쳐 있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따르면 분기별로 봤을 때 최근 10년간 이 비율이 85대 1을 넘어선 적은 없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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