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출신의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안드라스 쉬프가 오는 6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독주회를 연다. ‘바흐 스페셜리스트’ ‘베토벤 해석의 대가’라는 수식어가 붙는 명연주자 쉬프는 이번 무대에서 연주 프로그램을 확정하지 않았다. 바흐,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 등 작곡가만 일부 공개된 상태로 프로그램은 당일 현장에서 정한다. 연주자가 새로운 방식에서 자유를 느낄 수 있다는 게 쉬프의 설명이다. 무대는 10일 부산문화회관에서 한 번 더 만날 수 있다.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가 5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개막한다. 이 작품은 미국 대공황기 뉴욕 브로드웨이를 배경으로 시골 처녀 페기 소여가 코러스로 출발해 뮤지컬 주역으로 거듭나는 성공기를 담고 있다. 1980년 미국 뉴욕 윈터극장에서 초연돼 그해 토니상 최우수작품상과 안무상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송일국 이종혁 정영주 배해선 전수경 홍지민 등이 출연해 극의 생동감을 더할 예정이다. 내년 1월 15일까지.
[OTT] 넷플릭스 '에놀라 홈즈 2'
부드럽고도 당당한 카리스마를 가진 여성 탐정 에놀라 홈즈(밀리 바비 브라운)가 다시 돌아온다. ‘에놀라 홈즈’는 2020년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다. 1편 공개 당시 공개 후 28일간 7600만 가구에서 시청했다. 큰 인기에 힘입어 2년 만에 ‘에놀라 홈즈 2’가 4일 공개된다. 그는 셜록 홈즈의 막내 여동생 캐릭터로, 시즌 1에선 갑자기 사라진 엄마를 찾아 떠나는 여정을 담았다. 시즌 2에선 탐정 사무소를 열고 첫 사건을 맡게 되면서 미스터리 가득한 모험을 시작한다.
[전시] 향기가득
청명한 하늘 아래 모과가 황금빛으로 무르익는 계절, 과일을 소재로 사실주의 그림을 그리는 김광한의 개인전 ‘향기가득’이 서울 한남동 갤러리BHAK(전 박영덕화랑)에서 3일 개막한다. 전시장에서는 하얀 식탁보 위, 의자 위, 상자 안에 풍성히 놓인 모과 그림들이 가을 정취를 물씬 풍긴다. 모과 특유의 향기가 풍기는 착각을 줄 정도로 사실적이고 직관적인 작품들이다. 모과는 작가가 고향에서 부모님의 농사를 도우며 느낀 수확의 풍요로움을 상징한다. 전시는 오는 24일까지 열린다.
제74회 미국 에미상에서 ‘오징어게임’이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최근 ENA 채널에서 종영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넷플릭스에서 여전히 10위권을 유지하며 K콘텐츠의 위상을 입증하고 있다.넷플릭스와 같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의 성장은 미디어 콘텐츠 생태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OTT(Over the Top)는 단어 그대로 셋톱박스를 뛰어넘어 개방된 공간에서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다. 미국에서 ‘코드 커팅(유료 방송 해지 및 OTT 가입)’으로 촉발된 OTT로의 전환은 개인화, 몰아보기(Binge watching)에 익숙한 시청 행태가 결합하며 가속화됐다. ○OTT 가입자 수가 핵심 지표스마트폰을 신체의 일부처럼 여기는 ‘포노사피엔스(phono sapiens)’ 세대에게 OTT 전환은 당연한 귀결이자 거스를 수 없는 물결이다. 미국 TV 시청률 조사업체 닐슨은 스트리밍 플랫폼의 7월 시청 시간 점유율이 34.8%를 차지하면서 지상파뿐 아니라 처음으로 케이블TV 시청 점유율(34.4%)까지 앞질렀다고 발표했다.코로나19 특수가 희미해진 지금, 금리 인상 등 경기 변화와 기업 간 경쟁 격화로 OTT 시장은 더 빠르게 변화할 전망이다. 역사적 숫자뿐만 아니라 미래지향적 정보가 담겨 있는 재무제표를 통해 OTT 시장의 세 가지 특징을 살펴봤다.먼저 OTT 업체의 매출은 대부분 구독경제 서비스로 이뤄져 있는데 이는 가입자 기반으로 정액 수수료를 획득하는 수익모델이다. 광고, 단건형 VOD 등도 있지만 가입자가 월간, 연간 단위로 정해진 일정 금액의 서비스 요금을 지불하고 무제한으로 동영상을 이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수익모델은 일정 수준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유지한다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규모의 경제도 실현할 수 있다. 넷플릭스의 경우 올해 상반기 기준 가입자 수가 총 2억2000만 명으로 그 성장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올해 3월부터 10년 만에 처음으로 전체 가입자가 줄어들면서 주가가 내려가기도 했다.구독 유지도 살펴봐야 한다. 동시에 여러 개의 OTT를 보는 사람도 많지만, 원하는 콘텐츠가 없으면 바로 탈퇴하는 것이 요즘 소비자의 특성이기 때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OTT 이용자는 평균 2.7개 OTT 서비스를 이용하고, 약 53%는 특정 콘텐츠에 따라 이용 플랫폼을 바꾼다고 응답했다. 따라서 소비자 만족도와 충성도를 끌어올려 해지율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며 콘텐츠 투자가 필수적이다. 한정된 자원과 시간 내에서 구체적인 타깃을 정하고, 맞춤식 콘텐츠에 투자를 집중해야 한다. ○“독점 콘텐츠 자산이 경쟁력 가를 것”두 번째 핵심 계정과목은 콘텐츠 자산이다. OTT 시장은 OTT 사업자가 콘텐츠 공급자와 이용자를 중개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는 것으로 콘텐츠가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넷플릭스 오리지널’처럼 독점 콘텐츠를 확보하거나 일정 지역, 기간 등 제한이 있는 라이선스를 지속해서 구입해야 한다.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하며 성장의 동력을 다졌다. 앞서 살펴본 넷플릭스 가입자 추이를 보면 ‘오징어게임’ 등의 선전으로 아시아 지역에서 올 상반기 기준 3500만 명까지 증가했다. 디즈니 역시 디즈니만의 콘텐츠를 기반으로 ‘훌루(hulu)’를 포함해 지난 분기 전 세계 구독자 2억2100만 명을 기록하며 넷플릭스를 제쳤다.넷플릭스 반기 보고서를 보면 콘텐츠 자산이 총 325억달러로 전체 자산의 70%에 이른다. 콘텐츠 제작 및 구입을 위한 부채가 총 228억달러이며 그중에서도 1년 이내에 지출할 금액이 102억달러다. 콘텐츠 투자는 영업활동현금흐름으로 상당한 금액이 지출되기 때문에 면밀한 자금수지계획 수립과 투자 수익성을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회계 처리 측면에서 넷플릭스는 콘텐츠를 계약기간, 예상 사용기간 또는 10년 중 짧은 기간으로 비용화하고, 방영 초기에 많이 시청되는 만큼 가속상각을 해서 평균적으로 4년 안에 콘텐츠 투자액의 90%를 비용화한다고 공시하고 있다. 가입자 소비 행태 등을 기반으로 적합한 회계정책을 수립해 일관성 있게 적용하고, 예측할 수 있는 손익 관리로 변동성에 적시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시장판도 흔들 M&A도 ‘관건’마지막으로 회계상 사업결합, 즉 인수합병(M&A)이 시장의 판도를 뒤흔드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우선 단시간에 가입자 확보를 위해 경쟁사 또는 유사 플랫폼 기업을 인수할 수 있다. 국내는 티빙과 KT 시즌의 합병을 주목할 수 있으며, 이번 합병으로 티빙은 통신사 고객에 대한 접근성이 용이해지고 보다 충성도 높은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또한 콘텐츠 측면에서도 활발한 M&A 움직임을 볼 수 있다. 올해 초 아마존은 007 영화 시리즈로 대표되는 MGM을 61억달러에 인수했다. 이처럼 지식재산권(IP) 및 제작 경쟁력을 보유한 스튜디오를 인수함으로써 독점 콘텐츠를 확보하는 것은 강력한 모멘텀이 될 수 있다. 특히 앞으로 금리 인상과 자금 조달의 어려움에 직면해 거액의 투자와 적자가 상당 기간 요구될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이를 감당할 수 없는 기업은 M&A 대상이 되거나 도태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빠르게 시장의 변화를 감지하고 타이밍을 놓치지 않는 M&A 또는 전략적 제휴가 많이 나타날 것이다.전통적인 TV 시대는 변화하고 있고, 코로나19로 가속화된 OTT 시장으로의 흐름이 계속될 것임은 분명하다. 급변하는 미디어 콘텐츠 환경과 경쟁 심화는 생존게임으로 이어질 것이다. 드라마 시청자로서 양질의 콘텐츠와 서비스를 기다리면서 한편으론 앞으로 펼쳐질 OTT 시장의 변화와 그 변화를 반영할 재무제표를 기대한다.김정기 삼정KPMG 감사부문 상무
지난해 4차례의 가격 인상으로 비판을 받은 샤넬이 올해도 연이어 인상 발표를 내놓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샤넬은 한국 기준 전 제품의 가격을 최대 11% 인상한다. 이번 인상은 올해 4번째다. 특히, '스테디셀러'로 알려진 클래식 핸드백은 사이즈별로 △미니 594만원→637만원 △스몰 1160만원→1237만원 △라지 1335만원→1420만원 △맥시 1413만원→1508만원 등으로 변경됐다. 샤넬 관계자는 "이번 조정은 샤넬의 조화로운 가격 정책에 의거해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는 것"이라며 "샤넬 브랜드가 운영되는 모든 마켓 간 현저한 가격차이를 제한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이외에도 신발, 지갑 등 액세서리 제품도 가격이 올랐다. 앞서 샤넬은 올해 1월, 3월, 8월에도 일부 제품의 가격을 인상했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
“루이 암스트롱의 연주엔 영혼이 담겨 있어요. 음악에 대한 긍지를 느낄 수 있지만 엄청난 슬픔도 함께 배어 있어요.”재즈 역사학자 리키 리카디는 전설적인 재즈 뮤지션 루이 암스트롱(1901~1971)에게 이런 찬사를 보냈다. 암스트롱은 19세기 말 미국에서 태동한 재즈 음악의 발전을 이끌어냈다. 암스트롱의 음악에서 ‘재즈의 정통성’을 찾는 이유다. 그의 음악은 더 나아가 다채로운 감정을 표현한다. 그는 자유와 환희, 슬픔과 고통 등 인간의 희로애락을 오롯이 담아내 전설로 추앙받는다.지난달 28일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애플TV플러스는 암스트롱의 인생과 음악 세계를 다룬 오리지널 콘텐츠 ‘루이 암스트롱: 블랙&블루스’를 공개했다. 사샤 젠킨스 감독은 암스트롱의 육성과 실제 연주 장면 등을 삽입해 생생함을 입힌 106분짜리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 짙은 감성의 재즈와 전설의 발자취가 어우러지는 구성도 시선을 끈다. 깊이 있고 선 굵은 재즈 선율에 목말랐던 이들에게는 더없이 반가운 다큐다. 암스트롱의 생생한 육성으로 듣는 재즈암스트롱은 ‘재즈란 무엇인가’를 알기 위해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많이 들어야 하는 음악가로 꼽힌다. 그는 트럼펫과 보컬로 독창적인 음악 세계를 개척했다. ‘왓 어 원더풀 월드(What a Wonderful World)’ 등은 오늘날까지 많은 사람이 즐기고 있다. 레이 찰스, 샘 쿡, 제임스 브라운, 비틀스 등 수많은 가수가 그의 영향을 받았다.영화는 암스트롱이 ‘재즈의 고향’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가난한 흑인 노예의 후손으로 태어난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어린 시절부터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생계를 이어가던 암스트롱은 열세 살에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다. 새해 첫날 권총으로 축포를 쐈다가 소년원에 가게 됐고 소년원에서 음악에 눈을 떴다. 소년원에서는 코넷(작은 트럼펫)을 배우며 재즈에 빠져들었다. 이후 5인조 ‘핫 파이브’ 등 밴드에서 활동하다 솔로로 독립하며 큰 인기를 얻었다.다큐의 가장 큰 특징은 암스트롱의 목소리와 연주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점이다. 그의 실제 공연 장면들이 영화 곳곳에 배치됐고, 얼굴과 입을 클로즈업(확대) 하는 등의 다양한 영상 자료 덕분에 바로 눈앞에서 노래를 듣고 있는 기분이 든다.재즈와 암스트롱을 둘러싼 소문과 사실도 소개한다. 재즈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드는 ‘스캣(Scat)’에 대한 이야기가 대표적이다. 스캣은 가사 대신 아무 의미가 없는 음절이나 의성어로 새로운 선율을 즉흥적으로 만들어 노래하는 것을 의미한다. 암스트롱이 스캣을 만든 최초의 인물이라는 얘기가 있지만 틀린 얘기다. 암스트롱은 “녹음할 때 악보를 떨어뜨렸는데, 녹음실 사장이 그냥 계속 녹음하라고 했다”며 “어린 시절 가사를 잘 모를 때 스캣을 하면서 넘어갔던 것이 떠올라 녹음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은 스캣의 원조가 아니라 예전부터 다들 그렇게 했다는 설명이다. 인권 운동가로서의 위대한 발자취도영화는 ‘재즈의 전설’이 남긴 역사적 발자취까지 담아낸다. 암스트롱은 남북전쟁 이후 격동의 시기에 흑인 인권 신장을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암스트롱은 구두로만 전해져 오던 흑인 성가 ‘웬 더 세인트 고 마칭 인(When the Saints Go Marching in)’으로 앨범을 제작하기도 했다. “성자들이 행진할 때, 나도 그들과 함께하고 싶어요”라는 가사는 흑인들의 고된 삶을 위로하며 함께 걸어가고 싶다는 암스트롱의 마음을 담고 있다.다큐를 통해 암스트롱의 인생과 음악을 두루 즐길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이다. 다만 다소 산만하다는 인상을 주는 것은 아쉽다. 시간 흐름에 따라 전개되긴 하지만 지나치게 많은 자료와 인터뷰가 나오면서 오히려 집중력을 흩트린다.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