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루미늄 가격이 뛰어올랐다. 미국 정부의 러시아산 알루미늄 수입 금지 조치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25일(현지시간)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알루미늄 가격은 전장 대비 1.84% 오른 톤당 2215달러에 마감했다.

지난 12일 알루미늄 가격은 장중 7% 넘게 급등하기도 했다.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무차별 미사일 공격을 가한 러시아를 제재하기 위해 러시아산 알루미늄 수입 금지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중국에 이은 세계 2위 알루미늄 생산국인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 공급 물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에 가격이 치솟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백악관은 △러시아산 알루미늄 전면적인 금지 △효과적인 거래금지를 가져올 수 있는 징벌적 수준의 고율 관세 부과 △러시아 알루미늄 생산업체 '루살'에 대한 제재 등 세 가지 방안을 놓고 검토하고 있고 있다.

루살의 올해 알루미늄 생산량은 7000만t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전 세계 알루미늄 공급의 6%에 달한다. 미국에서 러시아산 알류미늄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수입 알루미늄의 10%에 해당한다.

이날 보도가 전해진 이후 미국 정부의 공식적인 발표는 없었다. 하지만 유럽 산업계가 유럽연합(EU)을 향해 미국의 러시아산 알루미늄 금수 조치를 막아달라고 요청하면서 현실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지난 24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럽의 산업 협회 5곳은 EU 당국에 "러시아산 알루미늄을 제재하지 못하도록 개입해달라"고 했다. 이들은 공동 성명에서 "러시아산 알루미늄에 대한 수입 금지, 높은 관세 등은 유럽 알루미늄 산업에 중대한 위협이 된다"면서 EU 당국에 긴급 개입을 촉구했다. 가뜩이나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각종 원자재 가격 상승에 시달리고 있는 유럽 산업계가 알루미늄 가격 급등까지 감당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런 가운데 미국 최대 알루미늄 생산업체 알코아는 미국 정부의 러시아산 알루미늄 수입 금지 조치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알코아의 짐 벡 대변인은 로이터통신에 보낸 이메일 성명을 통해 "알코아는 미국 정부와 다른 나라들이 러시아산 알루미늄을 제재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했다. 알코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직후인 지난 3월 러시아 알루미늄 기업으로부터의 매입과 러시아로의 판매를 중단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