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기수 내년 5월 전역…'최후의 의경부대'선 특식 제공
"자식처럼 함께 생활…경찰관 1인몫 해낸 의경 그리울 것"
의무경찰과 함께하는 마지막 경찰의 날…'굿바이, 의경 40년'
의무경찰 제도가 내년 5월 폐지됨에 따라 21일은 의경과 함께 맞는 '마지막' 경찰의 날로 기록된다.

경찰 관계자는 "의경과 같이하는 마지막 기념일인 만큼 각 부대에서는 출장 뷔페 등 특식을 제공해 대원들을 격려하고 '경찰 생일'의 의미를 함께 기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의 날은 1945년 10월 21일 미군정청 경무국 창설을 기리기 위해 제정됐다.

1948년 '국립경찰 창설일'이라는 이름으로 출발해 9년 뒤 지금의 명칭으로 바뀌었다.

의경은 1982년 12월 신설돼 마흔 번의 경찰의 날을 보내고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의경은 병역 의무 기간 동안 군에 입대하는 대신 경찰 치안 업무를 보조하는 '보조경찰'이다.

방범 순찰, 집회·시위 관리, 교통정리, 국회·외교공관 등 시설경비 업무를 담당해왔다.

'이병·일병·상병·병장'인 군 계급과 달리 의경은 '이경·일경·상경·수경' 순으로 진급한다.

모두 순경 바로 아래인 무궁화 꽃봉오리 1개짜리 계급장을 단다.

의무경찰과 함께하는 마지막 경찰의 날…'굿바이, 의경 40년'
의경은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만연한 가혹행위로 종종 논란을 일으켰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07년과 2008년 연달아 제도 개선을 권고했는데도 악습이 근절되지 않자 2011년 아예 의경제도 폐지를 권고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조현오 전 경찰청장 시절 의경문화 개혁으로 이 같은 부조리가 사라지고, 군인보다 외출·외박이 자유롭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의경 선발시험은 경쟁률이 20대 1을 웃돌자 합격할 때까지 'n차' 응시를 하거나 경쟁률이 낮은 지역에서 원정시험을 치는 응시생들도 나왔다.

의경은 현역병 부족 등 이유로 2017년부터 폐지 수순을 밟아 지난해 6월 마지막 기수를 선발했다.

31.4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이들 329명이 내년 5월 17일 전역하면 의경 제도는 공식 폐지된다.

의무경찰과 함께하는 마지막 경찰의 날…'굿바이, 의경 40년'
'지휘요원'으로 의경들과 호흡을 함께한 현직 경찰들은 제도 폐지를 못내 아쉬워했다.

의경 방범순찰대 소대장·중대장으로 7년을 근무한 이모(60) 경감은 "의경이 치안 보조에 실질적인 기여를 많이 해줬는데, 함께 구슬땀을 흘리던 대원들이 내년 경찰의 날에는 없을 거라 생각하니 아쉽다"고 했다.

이 경감은 "의경이 하던 많은 일을 우리 경찰관으로 대체하려다보니 경비도 많이 소요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5년간 지휘요원으로 일한 이모(52) 경위는 "의경들이 내 자녀와 나이가 비슷해 자식을 키우는 심정으로 생활했다"며 "복무 중 성장하는 걸 지켜볼 때 기특함, 제대 이후 지금까지도 소식을 들려주는 대원들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못할 것 같다"고 추억했다.

의무경찰과 함께하는 마지막 경찰의 날…'굿바이, 의경 40년'
이 경위는 "의경은 경찰관 한 사람 몫을 충분히 해냈다"며 "특히 통역 등을 맡은 특기병이나 한곳에 오래 있으면서 지역 특색을 익힌 대원은 업무에 큰 도움이 됐는데 당분간 빈자리가 크게 느껴질 것 같다"고 했다.

2016년 12월 의경 복무를 마치고 제대한 최진영(28)씨는 "폐지를 결정한 이유는 알지만, 몸담았던 곳이 일곱 달 뒤면 없어진다고 생각하니 섭섭하다.

모교가 사라지는 것 같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