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우크라이나 침공 상징' 크림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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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칼럼] '우크라이나 침공 상징' 크림대교](https://img.hankyung.com/photo/202210/AA.31471417.1.jpg)
명칭도 마찬가지다. 1990년 이전까지는 영어식인 ‘크리미아반도’로 표기되다 그 후 러시아식(크림반도)으로 바뀌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올초 각국 정부에 표기를 ‘크름 반도’로 바꿔 달라고 요청했다. 크름은 현지 원주민 타타르인들의 말로 ‘나의 언덕’이라는 뜻이다. 키예프를 키이우로 변경한 것처럼, 명칭부터 원래 주인에게 찾아주자는 호소다. 실질적 지배이건 명칭이건 크림반도를 둘러싼 세력 각축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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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대교는 러시아 본토와 크림반도를 연결하는 핵심 보급로이자,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 상징물과도 같다. 푸틴은 2014년 우크라이나로부터 크림반도를 빼앗자마자 대교 건설에 나섰다. 70억달러(약 9조9750억원)를 쏟아부어 4년 만에 전장 18㎞의 유럽 최장 대교를 완성했다. 푸틴은 직접 트럭을 몰고 개통식에 참석하는 등 대교 개통을 자신의 업적을 과시하는 데 십분 활용했다. 실제로 크림대교는 우크라이나 전쟁 국면에서 안전한 후방 보급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번 사고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새 국면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러시아 정부는 우크라이나 정부 소행이라며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우크라이나도 “크림대교 파괴는 시작일 뿐”이라며 부인하지 않았다. 일각에선 푸틴의 극단적 선택(핵 공격) 가능성까지 점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장에 위기 경고음이 가득하다.
박수진 논설위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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