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차세대 수소모빌리티 콘셉트 ‘트레일러 드론’(위)으로 세계적인 디자인상 ‘레드 닷 어워드’ 대상을 받았다고 30일 발표했다. 대상은 출품작 중 한 개만 선정하는 영예로운 상이다.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콘셉트카 ‘세븐’이 최우수상, 로보틱스 기술을 바탕으로 한 ‘플러그앤드드라이브(PnD) 모듈’이 본상을 받았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30일(현지시간, 한국시간 1일 오전 10시) 두 번째 'AI 데이'를 열고 인간형 로봇(휴머노이드) '옵티머스'를 공개할 예정이다.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씨넷에 따르면 옵티머스는 키 173cm, 몸무게 68kg으로 성인 남성과 비슷한 크기다. 시속 8㎞로 이동하며 약 20kg 무게의 물체를 들어올릴 수 있다. 테슬라 자율주행차와 동일한 반도체가 적용되고 8개 카메라를 탑재해 움직인다.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휴머노이드 개발 계획을 밝히며 "(옵티머스가) 위험하고 반복적이고 지루한 작업을 처리할 것"이라며 "미래에 육체노동은 선택사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휴머노이드는 궁극적으로 가정이나 산업 현장에서 인간 노동을 대신할 것으로 기대된다.씨넷은 휴머노이드 초기 사용과 관련해 "옵티머스가 테슬라 창고나 공장처럼 통제된 환경에서 비교적 복잡하지 않게 운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테슬라가 자율주행차를 처음 선보일 당시 신호등이 없고 차와 보행자가 드문 고속도로에서만 작동한 것과 비슷하다는 설명이다.지난해 AI데이에서 테슬라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처음 선보였다. 당시 공개한 로봇은 '테슬라 봇'이라 불렸다.이번 AI 데이에서 테슬라는 옵티머스 시제품 또는 제품 일부를 공개할 계획이다. 다만 옵티머스가 어떤 기능을 얼마나 수행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다.머스크 CEO는 올 초 독일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말까지 옵티머스는 시제품 기준으로 상당히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그때까지 생산이 준비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단어 그대로 인간형 로봇을 뜻한다. 기계 팔과 같이 일부분만 존재하는 산업용 로봇이나 원통형의 서비스용 로봇과는 달리 얼굴과 몸, 두 팔과 다리가 있는 인간의 모습이다. 사람과 같은 손을 가지고 있는 점도 특징이다.현대차그룹도 로봇을 미래 핵심 사업 가운데 하나로 삼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2020년 인수한 미국 로봇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를 공개한 바 있다.이 로봇은 자연스럽게 춤을 추거나 앞구르기, 물구나무서기, 제자리에서 뛰어 돌기 등 고난도 동작을 구현할 수 있다. 미국 IT 전문매체 지디넷은 "자동차에 적용한 기술을 2족 보행 휴머노이드에 적용하는 일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어려운 일이라고 여겨졌지만, 보스턴다이내믹스 같은 기업의 로봇 제어 기술 발전으로 새로운 종류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위한 길이 열렸다"고 평가했다.보스턴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개 '스팟'은 이미 산업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다. 스팟은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지난해 출시한 최초의 상업용 로봇이다.이 로봇은 지난해 9월 기아 광명공장에 공장 안전을 책임지는 세이프티 서비스 로봇으로 현장에서 활용되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스팟은 산업현장 위험을 감지하고 안전을 책임지는 것을 주 업무로 하고 있다. 또 근무자들이 퇴근한 새벽 시간에 정해진 영역을 자율적으로 이동 및 순찰·점검도 한다.전장에도 투입됐다. 미 육군은 동유럽 비정부기구(NGO)와 협력해 지난 6월 우크라이나에 지뢰 및 기타 탄약을 제거하는데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개 스팟을 투입했다. 스팟 머리에 별도의 로봇 팔을 부착해, 인간이 닿기 힘든 곳의 폭발물을 제거하는데 쓰였다.이날 테슬라는 옵티머스를 비롯해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과 완전안전자율주행(FSD) 관련 신기술 및 슈퍼컴퓨터 머신러닝 기술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8월 17일 발효된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보조금 관련 법 조항 적용을 2025년까지 유예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한국 전기차를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불거진 차별 논란이 가라앉을 전망이다.현대자동차가 전기차 공장을 짓기로 한 조지아주의 래피얼 워녹 연방 상원의원(사진)은 29일(현지시간) 자신의 홈페이지 등을 통해 “조지아 자동차 구매자와 완성차 업체들이 보조금 혜택을 충분히 받을 수 있는 법안을 제출했다”고 밝혔다.‘미국을 위한 합리적인 전기자동차 법안’으로 이름 붙인 이 법안은 현대차 등 미국 내에서 전기차 생산을 준비하고 있는 업체에 대해선 IRA의 보조금 지급 관련 조항 적용을 2025년까지 유예하도록 했다.IRA는 한국에선 ‘전기차 보조금 차별법’으로 통한다. 미국 내 신형 전기차 구매 시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 보조금을 주던 혜택을 북미에서 최종 조립되는 전기차에만 적용하기로 해서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5와 기아 EV6 등을 미국 현지 생산 없이 수출 중이어서 보조금 혜택에서 제외됐다. 보조금을 받지 못하면 가격 경쟁력이 낮아진다. 보조금 폐지 소식에 한국 정부는 물론 소비자들의 반발도 컸던 이유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대규모 투자를 앞둔 상황에서 이 같은 차별은 부당하다며 미국 내 여론이 들끓었다.워녹 의원의 법안이 현재 안대로 처리되면 현대차는 2025년 조지아주 서배나에 완공할 예정인 전기차 공장을 가동할 때까지 시간을 벌 수 있다. 워녹 의원뿐 아니라 조지아주 관련 정치인들도 지원 공세에 나섰다. 존 오소프 상원의원(민주), 버디 카터 하원의원(공화)도 앞서 “IRA 시행으로 한국산 전기차가 차별받아선 안 된다”는 의견을 밝혔다.앤디 김 연방 하원의원(민주·뉴저지)도 이날 미국 의회가 IRA 시행으로 한국산 전기차가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계인 김 의원은 이날 워싱턴DC 연방하원에서 특파원단과 연 간담회에서 “의회에서도 한국의 우려를 해소할 방법이 있는지 파악하고 있다”며 “논의가 어떤 방향으로 갈지 어떤 장담도 할 수는 없지만 나도 관여해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달러 강세와 이로 인한 주요국 외환시장 불안에 대해 “정부부터 더욱 긴장감을 갖고 준비된 비상조치 계획에 따라 필요한 적기 조치를 하겠다”며 “경제팀은 24시간 점검 체계로 빈틈없이 대응해 달라”고 말했다.윤 대통령은 30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주재한 제3차 거시금융상황점검회의에서 “(정부가) 더 긴장감을 갖고 대응해야 할 때”라며 이같이 밝혔다. 회의에 참석한 삼성전자 등 국내 대기업은 “글로벌 경기가 급랭하면서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글로벌 보호 무역주의에 대해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경기 둔화 장기화될 수도”이날 회의는 최근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한 경제 불안요인에 대해 기업과 금융인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1·2차 거시금융상황점검회의 땐 참석하지 않았던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 간판 계열사의 재무와 전략담당 고위 임원들이 초청됐다. 윤 대통령은 “현장에서 느끼는 애로사항, 건의사항을 기탄없이 말해달라”고 했다.다수의 회의 참석자는 △금융·외환 시장 불확실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국 경기 둔화 등 리스크 요인을 거론하며 “주요 선진국 경기가 내년까지 부진하면 경기 둔화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박학규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사장)은 “반도체와 정보기술(IT) 제품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줄고 있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박 사장은 그러면서 “삼성전자는 위기가 왔을 때 선제적 투자를 통해 도약의 기회를 만들었던 경험이 있다”며 “다소 어렵더라도 당초 계획한 투자는 예정대로 집행하겠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서강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부사장)은 “IRA 집행 과정에 한국산 전기차가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는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총력 대응하고 있다”고 했다. 배두용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전쟁으로 인한 러시아 봉쇄 조치가 장기화하면서 현지 공장 운영 등에 애로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기업 관계자들은 환리스크 헤지, 매출채권 연체율 관리 등 다양한 방식으로 시장 변동 리스크에 대응하고 있다고 했다”며 “평상시와 비교할 때 외화자금 조달 여건에 이상 징후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추경호 “외환시장 안정 협조해 달라”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기업들에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 지연, 수입 기업의 달러 선매수 등 강달러 지속에 따른 불안심리로 환율 변동성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며 “시장 안정을 위해 기업들도 적극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다. 원·달러 환율이 앞으로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수출 대금으로 받은 달러 환전을 늦추는 행위 등을 자제해 달라는 의미다. 기재부 관계자는 “평상시처럼 정상적인 외환 거래를 해달라는 당부”라고 설명했다.가파른 금리 인상에 따른 부작용을 경계하는 의견도 나왔다. 장재철 국민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제 자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비교해선 더 튼튼하다”면서도 “국내 금리 인상 등으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이자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미 발표한 대책에 더해 저신용기업에 대한 신용공급, 필요시 유동성 지원 등 비상대응 계획을 차질 없이 시행하겠다”고 약속했다.윤 대통령은 “대외 요인으로 시작된 위기는 우리가 내부적으로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그 충격 정도가 결정될 것”이라며 “이번 위기를 민간과 시장 중심으로 한국 경제 체질을 개선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좌동욱/김보형/김인엽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