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유럽·아프리카 등 450개 지역서 '미래를 위한 금요일' 집회
11월 유엔기후총회서 선진국 배상 다루는 '손실과 피해' 의제 논의될까
지구촌 젊은이들 기후동맹파업…기후배상·정의 외치며 거리로
23일(현지시간) 아시아와 아프리카, 유럽 등 세계 전역에서 수천명의 젊은이들이 '기후 파업'에 나서 선진국에 기후 위기 배상을 촉구했다.

독일에 본부를 둔 글로벌 기후운동단체인 '미래를 위한 금요일'(FFF)은 이날 한국과 독일, 콩고민주공화국, 미국 등 세계 450개 지역에서 '기후 배상과 정의를 위한 파업' 캠페인을 펼쳤다.

이날 하루 학교와 직장을 빠져나와 집회에 참여한 젊은이들은 부유한 나라들이 기후 위기로 회복하기 힘든 피해를 보고 있는 가난한 나라에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 규모가 가장 컸던 지역은 독일 수도 베를린으로, 경찰 추산으로 2만명이 모여 1천억 유로(약 142조원) 규모의 기후 위기 기금 마련을 촉구했다.

다리야 소투데 FFF 대변인은 "책임이 있는 정부들이 기후 정의를 위해 여전히 너무 적은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전 세계에서 파업을 벌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콩고민주공화국의 수도 킨샤사에서는 400여명이 '기후 정의'와 '기후 SOS'가 쓰인 피켓을 들고 행진했다.

이탈리아 로마에서는 5천여명이 "기후가 변하고 있다.

우리는 왜 변하지 않는가"라고 외치며 콜로세움 근처를 돌았다.

지구촌 젊은이들 기후동맹파업…기후배상·정의 외치며 거리로
서울 집회에는 200여명이 모였다.

박채윤(15)양은 "언젠가는 우리집이 물에 잠길 수도 있다.

위기를 느끼며 살고 있기 때문에 학교에 가기보다는 정부에 우려를 전달하고 예방대책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글로벌 집회는 11월 열리는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 개최를 6주 앞두고 열렸다.

올해 파키스탄에 치명적인 폭우가 쏟아지고 모로코와 캐나다 등에서 산불이 끊이질 않는 등 기후 재난이 잇따른 가운데 개발도상국들은 기후와 관련된 주택, 기반시설, 생계 파괴에 대한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COP27 주최국인 이집트는 "개도국들의 에너지 전환과 기후 적응이 가능하도록 더 많은 지원을 해야 한다"면서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 등 그간의 핵심 논제와 더불어 '손실과 피해'(loss and damage) 문제도 논의되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손실과 피해는 인위적인 기후 변화로 초래된 기상변화나 해수면 상승 등의 피해를 의미한다.

도서국가연합(AOSIS)과 저개발국 그룹 등은 기후변화협약 총회에서 이에 대한 법적인 책임과 보상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역사적으로 부유한 나라가 기후 변화를 일으킨 것에 대해 배상을 요구하는 조치들에 대해서는 저항해왔다.

이처럼 나라 별로 입장이 다른 까닭에 COP27에서는 손실과 피해와 관련한 획기적인 합의가 도출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지구촌 젊은이들 기후동맹파업…기후배상·정의 외치며 거리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