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이 대구시에 기증…박태준·홍난파와 교류한 내용 포함
일제강점기 문화예술 자료 발굴…아동문학가 윤복진 육필노트 등
일제강점기와 해방기를 통틀어 최고의 아동문학가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윤복진(1907∼1991) 선생이 당대 문화예술인들과 교류하면서 남긴 자료들이 대거 발굴됐다.

대구시는 윤 선생의 유족들로부터 소장 자료 350여 점을 일괄 기증받았다고 19일 밝혔다.

선생은 10대 후반 소파 방정환의 추천으로 잡지 '어린이'를 통해 등단한 이후 윤석중, 서덕출, 신고승 등과 함께 동인 활동을 하며 전국적으로 이름을 떨쳤다.

박태준, 홍난파, 박태현, 정순철 등 당대 유명 작곡가들은 선생의 가사에 곡을 붙이기도 했다.

특히 박태준과는 4권의 동요집을 함께 냈고, 일제 강점기 우리말로 된 시와 노래를 통해 어린이들에게 민족정신을 잊지 않도록 하는 소년문예운동으로 전국적 명성을 떨친 것으로 전해진다.

일제강점기 문화예술 자료 발굴…아동문학가 윤복진 육필노트 등
한국전쟁 중 월북하면서 남한에서 잊혔다가 1988년 해금 이후부터 학계 등에서 재조명되고 있다.

유족들이 이번에 기증한 자료는 도서 200여 점과 스크랩 60여 점 등이다.

이 가운데는 선생의 육필 노트와 필사 악보뿐만 아니라 박태진 작곡, 윤복진 작사, 이인성 표지화로 만든 '물새발자옥'(1939년) 등도 포함됐다.

박희준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기증 자료를 통해 일제강점기 대구의 주요 문화적 거점을 중심으로 전국의 예술인들이 교류한 이야기를 찾아내 훌륭한 문화적 자원으로 재창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