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정책이 준칙을 따라야 하느냐, 정책당국의 재량을 인정해야 하느냐는 경제학에서 오래된 쟁점 중 하나다.

준칙을 따라야 한다고 보는 측에서는 정책당국의 무능과 권한 남용 가능성을 우려한다. 중앙은행이 경제 상황을 오판해 금리를 지나치게 올리거나 지나치게 내리는 등 실수를 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일정한 준칙을 정해 놓고 그것에 근거해 통화정책을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 준칙주의자들의 주장이다. 통화주의 학파의 태두 밀턴 프리드먼도 준칙을 강조한 사람 중 한 명이었다. 프리드먼은 중앙은행의 무분별한 통화정책이 대공황의 원인이라고 봤다.

반면 재량주의자들은 준칙의 한계를 지적한다. 준칙에 얽매이다 보면 경제 상황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중앙은행은 복잡하고 다양한 정책 여건에 처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 사태 등 예상하기 힘든 위기가 종종 발생한다. 경기가 급격히 침체하고, 대량 실업이 발생하는 상황에선 중앙은행이 적극적인 금융 완화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재량주의자들은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