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힌남노] "우려보다 낙과 적어 다행" 이천 복숭아 농가들 안도
"'역대급' 태풍이라고 해서 걱정 많이 했는데 우려한 것보다 피해가 적어 다행이다 싶어요.
" 6일 오전 경기도내 최대 복숭아 주산지인 이천시 장호원읍에서 3천900평 규모로 복숭아 농사를 짓는 백광현 씨는 밤새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몰고 온 비바람의 영향으로 과수원에 피해가 없는지를 살피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수확이 열흘 정도 남은 거의 다 자란 장호원 황도가 한 나무당 20∼30%는 낙과됐다"며 "비바람에 상처 입은 것도 많아 며칠 더 낙과될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백씨는 "'역대급'이라는 예보보다 바람 피해는 덜했다"며 "피해가 대략 파악되면 농작물 재해보험 처리를 위해 피해 신고를 할 생각"이라고 했다.
장호원읍에서 1만 평 규모로 복숭아 농장을 운영하는 이걸재 씨도 아침부터 농장에 나와 피해를 파악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는 "새벽 2∼4시에 바람이 심하게 불어 10∼20%는 낙과될 것으로 봤는데 가지에 달린 복숭아 100개 중에서 5개 정도만 떨어졌다"며 "우리 농장 복숭아는 수확시기가 다른 농장보다 늦어 덜 자란 영향도 있고, 방풍 시설을 잘 갖춘 덕도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씨는 "떨어진 복숭아는 지저분해서 치우고 싶은데 피해가 입증돼야 해 당분간 그냥 둘 수밖에 없다"고 했다.
경기동부 원예농협과 이천시는 읍면동과 주민 등을 통해 농가 피해 상황을 파악 중이다.
경기동부 원예농협 허환 상무는 "아침 일찍 농장들을 둘러봤는데 복숭아농장의 경우 심한 곳이 한 나무당 몇십 개 낙과한 정도로 전반적으로 피해가 경미해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장은 낙과되지 않았어도 상처 입고 스트레스를 받은 복숭아는 추가로 낙과될 수 있으니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며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한 피해 농가는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천에서는 장호원읍을 중심으로 930개 농가가 894㏊에서 연간 7천여t의 복숭아를 생산한다.
지난 4일 0시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이천지역 평균 강우량은 164.9㎜였으며 장호원읍은 169㎜로 평균보다 많이 내렸다.
장호원 지역 최대 풍속은 이날 오전 5∼6시 초속 8.2m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
기사 스크랩
-
공유
-
프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