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이론지 치우스에 2년 전 5중전회 연설 전문 공개
공급망·내수강화…시진핑 대관식 앞 '신냉전 전략' 다시 꺼냈다
중국 공산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장기 집권 시대를 선언할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목전에 두고 미국과의 신(新)냉전 대처 구상이 종합적으로 담긴 2년 전 시 주석의 연설 전문을 공개했다.

중국 공산당이 '시진핑표 신냉전 전략' 성격이 짙은 당시 연설을 당대회가 초읽기에 들어간 시점에 공개한 것은 미·중 전략경쟁이 전면화하는 상황에서 시 주석을 중심으로 단결해 장기적인 국가 발전 전략을 추진해나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발신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공산당 이론지인 치우스(求是)는 1일 발간된 최신호에서 2020년 10월 열린 중국 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5중전회)에서 시 주석이 한 연설 전문을 실었다.

중국 최고 지도자들의 비공개 연설은 일반적으로 관영 매체의 보도를 통해 일부 요약된 핵심 내용만 먼저 공개되며 전문은 통상 수년이 지나고 나서 선택적으로 치우스 등을 통해 일반에 공개된다.

'새로운 발전 단계를 맞아 새 발전 구도를 형성해야 한다'는 제목의 당시 연설은 어떻게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 건설을 위한 장기적 발전 전략을 마련할 수 있느냐에 초점이 맞춰졌다.

세부적으로 보면 본격화하는 미·중 신냉전을 염두에 둔 방향이 제시됐다.

당시 19기 5중전회에서는 무역보다 내수에 무게를 더욱 싣는 '쌍순환' 전략과 과학기술 강국 전략이 채택됐는데 이는 미국의 중국 중심 공급망 와해 정책이나 불확실한 국제 정세에 휘둘리지 않는 강력한 내수 시장을 구축해 지속가능한 경제 발전을 추구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 많았다.

시 주석은 "향후 우리나라의 발전은 여전히 중요한 전략적 기회 속에 있지만 전례 없는 도전에 잘 대응해야 한다"며 "위험 의식을 높이되 용감하게 위기를 기회로 바꿔나감으로써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를 전면적으로 건설하기 위한 좋은 출발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새로운 발전 구도'를 만들기 위한 핵심 방안으로 완벽한 내수 시장 육성, 과학기술 자립 가속화, 공급망 발전을 가장 먼저 강조했다.

미·중 신냉전이 본격화하면서 '극단적 상황'까지 염두에 둔 시 주석의 당시 정세 판단을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발언들도 공개됐다.

시 주석은 "현재의 국제 정세가 불확실성으로 가득 찬 상황에서 큰 국내 시장이라는 장점에 기대 내수 잠재력을 충분히 발굴해낸다면 외부 충격과 외부 수요 하락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극단적 상황에도 우리나라의 경제가 기본적으로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사회가 전체적으로 안정되는 데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당시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반도체 등 중국의 취약한 공급망 문제가 수면 위로 오른 상황에서 시 주석은 과학기술 자립과 공급망 강화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시 주석은 "위기감을 더욱 느끼고 환상을 버리고 현실을 직시하라"며 "핵심 기술 확보전에서 승리하고 중요 영역에서 '목을 짓누르는' 기술 개발에서 돌파구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조업은 우리나라 경제의 명맥이자 나라의 근본으로서 중점 업종 산업 공급망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취약점과 위험 요인을 정확히 찾아 단점을 빠르게 보완해야 한다"며 "특히 국가안보와 관계되는 분야에서 자주적 통제가 가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