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톱’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1일 국회에서 첫 번째 공식 회동을 했다. 중앙대 선후배인 두 사람은 ‘민생 협치’에 뜻을 모았지만 정부 예산 삭감안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이 대표는 이날 취임 인사차 국회에 있는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을 찾아 권 원내대표와 만났다. 권 원내대표는 이 대표에게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처음부터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압도적으로 승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의도 여당은 민주당 아니냐. 169석을 갖고 있는데 민주당 협조 없인 법안 하나도 처리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정책 법안이 빨리 처리될 수 있도록 (이 대표가) 리더십을 발휘해 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정부·여당의 국민을 위한 정책 추진에는 당연히 협력할 것”이라며 “여야 간 공통공약추진기구 등을 만들어 국민에게 한 약속을 내실 있게 추진하자”고 화답했다.

다만 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내년 예산안에 대해선 자신이 경기지사 시절 중점을 뒀던 지역화폐 예산 전액 삭감을 거론하며 불만을 나타냈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철학과 우리의 재정 운영 철학이 다르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면서도 “그런 부분은 앞으로 서로 논의해 협의하자”고 했다.

이날 회동에선 두 사람이 중앙대 법대 재학 시절 사법시험 공부를 함께한 사실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권 원내대표는 80학번, 이 대표는 82학번이다.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권 원내대표 부인이 (이 대표의) 미팅을 주선했다는 뒷얘기까지 나왔다”며 “이 대표는 (권 원내대표 부인에게) 안부를 전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