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사진=연합뉴스
법무부가 한동훈 장관의 미국 출장경비 내역을 밝히라는 시민단체 대표의 정보공개 요청에 대해 "국가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며 거부했다.

하승수 공익법률센터 농본 대표는 한 장관의 미국 출장비 4800여만원의 집행내역과 지출증빙서류를 공개하라며 법무부에 정보공개 청구를 했지만, 전날 비공개 통보를 받았다고 23일 밝혔다.

법무부는 통보문을 통해 "본 건 출장경비 집행내역은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 1항 제2호에 의거해 국가안전보장, 외교관계 등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으므로 공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 대표는 이러한 통보문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그는 "비행기 삯으로 얼마를 썼고, 어디서 얼마의 밥을 먹고, 어느 호텔에서 얼마를 주고 잤는지가 무슨 비밀사항인가"라며 "떳떳하다면 왜 공개를 못 하느냐"고 반발했다.

법무부는 미국 출장은 기본적으로 외교 일정이기 때문에 비공개 대상으로, 지난 정부에서도 장관 출장비 등에 대한 정보공개청구는 동일한 사유로 비공개했다고 설명했다.

하 대표는 올해 법무부 장·차관의 업무추진비 집행내역 및 지출증빙서류에 대한 추가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향후, 한 장관의 미국 출장비 세부 집행내역 등 공개를 위한 추가 법적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한 장관은 지난 6월29일부터 7월7일까지 9일간 미국 출장을 다녀왔다. 그는 세계은행과 유엔, 미국 법무부, 연방수사국(FBI) 등 관계자들을 만나 한미 사법기관 간 공조와 협력 구축 방안을 논의했다.

일각에선 한 장관이 출장을 떠난 9일 중 3일간 일정이 없었다는 점을 지적, 취임 직후 떠난 출장치고는 일정이 지나치게 느슨하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법무부는 출장단은 총 11회 공식 일정을 촘촘하게 소화했다고 반박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