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로봇청소기 없어요?…3000억 쟁탈전
라이다(LiDAR) 센서, 신경망처리장치(NPU), 이미지 딥러닝….

자율주행 차량에 사용되는 각종 신기술을 도입한 로봇청소기가 늘어나고 있다. 성능이 크게 개선되면서 관련 시장도 급격히 커지는 추세다. 전자업계는 로봇청소기가 향후 가정용 로봇 시장으로 이어지는 발판이 될 것으로 보고 적극적인 투자와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22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이르면 이달 말 보급형 로봇청소기 코드제로 로보킹을, 다음달에는 프리미엄 제품 코드제로R9 신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가격은 각각 60만원, 100만원대 중반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는 LG전자가 5년 만에 로보킹 신제품을 내놓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LG전자의 로봇청소기 라인업은 2003년 출시된 코드제로 로보킹과 코드제로R9(흡입 전용·사진), 코드제로M9(물걸레)으로 구성된다. 코드제로R9·M9은 매년 정기적으로 출시된다. 로보킹은 2017년 이후 신제품이 나오지 않았다. LG전자가 급격히 수요가 늘어나는 코드제로 등 무선청소기 사업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로봇청소기 수요 증가를 감지한 LG전자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로보킹의 수요를 흡수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집에 로봇청소기 없어요?…3000억 쟁탈전
삼성전자 역시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 선보인 비스포크 제트봇 AI의 색상·디자인 변경 모델을 올초 출시했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비스포크 제트봇 AI SE도 내놨다. 비스포크 제트봇 AI의 일부 사양을 빼 출고가(139만원)를 기존 제품 대비 30만원가량 낮췄다.

시장조사업체 Gfk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규모는 2000억원 수준이었다. GfK는 올해 국내 시장 규모가 약 50% 늘어나 3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자율주행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발전한 센서와 이미징 기술이 로봇청소기 성능을 급격히 끌어올리고 있다.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제트봇 AI엔 인간의 뇌 신경망 구조를 구현한 인텔의 NPU가 장착됐다. 주로 PC에 적용되는 반도체로 초당 수조~수십조 번의 연산이 가능하다. 사물 이미지를 명확히 인식해 청소 구역을 분류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LG전자가 지난해 출시한 코드제로R9 오브제컬렉션은 약 300만 장의 사물 이미지를 학습한 딥러닝 기술이 적용됐다. 이는 전작 대비 학습 규모가 네 배 늘어난 것이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