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의지가 재확인된 후 서머랠리를 달리던 미 증시는 주춤해졌다. 이번주 국내 증시는 환율 급등과 미 기줄수 급락 등에 따른 불확실성에 노출될 전망이다.

■ 美 Fed 긴축 의지에 국채금리 급등…나스닥 2%↓


서머랠리에 들어갔던 미국 뉴욕증시가 지난주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 공개 이후 주춤해진 모양새다. 19일(현지시간) 다우존스지수는 전장보다 292.30포인트(0.86%) 내린 3만3706.7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55.26포인트(1.29%) 떨어진 4228.48에 장을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60.13포인트(2.01%) 급락한 1만2705.22에 거래를 끝냈다. 주간 기준으로도 다우 지수가 0.16%, S&P 500 지수가 1.21%, 나스닥 지수가 2.62% 각각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Fed가 머지않아 금리인상 속도를 늦추고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금리인하로 유턴할 것이란 기대에 강한 반등세를 보이던 뉴욕증시는 통화정책 전환까지 갈 길이 멀다는 경고 속에 뒷걸음질쳤다.

금리에 민감한 기술주들이 일제히 큰 폭 하락하며 증시 전반을 끌어내렸다. 엔비디아가 4.8%,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가 4.0%, 테슬라가 2.5%, 마이크로소프트가 1.5% 각각 떨어졌다. 최근 부활하던 밈주식(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타 개인투자자들이 몰린 주식)이 폭락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8월 들어 4배 이상 폭등한 베드배스앤드비욘드(BB&B)는 전날 20% 가까이 급락한 데 이어 이날 유명 행동주의 투자자 라이언 코언이 이 회사 지분을 전량 매도했다는 소식에 이날 40.5% 추가 폭락했다.

■ 美 에너지장관 "내년 기록적 석유생산 돌입"


미국 정부가 유가 안정을 위해 내년부터 원유 생산량을 대폭 늘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니퍼 그랜홈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21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출연해 내년부터 미국이 기록적인 원유 생산에 들어갈 것이라면서 하루 약 127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현재 하루 1200만 배럴 미만의 생산량에서 증가한 수치다. 하루 1220만 배럴 생산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9년보다 늘어난 것이라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전했다.

그랜홈 장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러시아는 글로벌 시장에서 수백만 배럴의 생산을 사라지게 했다"며 "석유는 전 세계적으로 거래되기에 손실분을 벌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전략비축유 2000만 배럴을 추가 방출해 오는 9∼10월께 시장에 풀릴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석유 증산을 요청했지만,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는 오히려 증산 속도를 대폭 줄인 바 있다.
환율 급등+美 기술주 급락…불확실성 노출된 코스피 [증시 개장 전 꼭 알아야 할 5가지]

■ 환율 급등+美 반도체주 급락…불확실성 노출된 코스피

국내 증시는 미국 잭슨홀 미팅, 중국 전력난 이슈, 엔비디아 델 등 미국 IT주 실적, 한은 금통위 등 대내외 주요 변수를 앞둔 상황에서 불확실성에 노출된 상황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간 코스피 예상 레인지를 2440~2540 정도로 보고 있다.

22일 국내 증시는 환율 급등, 반도체 급락, 미국 증시 급락 등의 영향으로 약세 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독일 생산자물가지수 급등은 유로화와 미국 국채금리에 부담을 준만큼 국내 증시에도 부담이 된다는 분석이다.

염승환 이베스트증권 이사는 "코스피는 주초반 2450선까지 후퇴할 가능성이 높지만 새롭게 등장한 악재는 아니라는 점에서 종목장세는 지속될 전망"이라며 "다만 시장의 상승 동력이 다소 떨어진 상태인점을 감안시 8월 말까지 장세는 지지부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단기 속도 부담이 존재하는 상황 속에서 대내외 이벤트가 지난 1개월간 반등 탄력이 강했던 성장주 및 인플레이션 피해주를 중심으로 상단을 제한시킬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양호한 밸류에이션 수준(코스피 후행 PBR 1.0배), 훼손되지 않은 기술적인 상승 추세, 소재 등 인플레이션 수혜주의 로테이션 등이 전반적인 증시 하방경직성을 유지시켜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수요예측 흥행 참패 쏘카 상장…주가 전망 '안갯속'


기업공개(IPO) 수요예측과 일반청약에서 흥행에 참패한 쏘카가 22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1조원대 몸값을 포기하며 상장을 강행했지만, 상장 후 주가 전망에 대해서도 우려가 적지 않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9666억원으로 1조원을 밑돌게 됐다. 낮춘 가격에도 쏘카의 상장 후 주가 전망은 낙관적이지 않다. 우선 수요예측 과정에서 의무보유를 약속한 기관이 거의 없다시피 해 상장 후 대규모 물량 출회가 있을 수 있다. 기관 투자자는 364만주 중 244만3700주(67.1%)를 배정받았는데, 이중 의무보유 미확약 물량이 225만6700주로 92.35%에 달했다. 나머지 의무보유를 확약한 18만7000주(7.65%)도 확약 기간이 15일에 불과하다. 1개월 이상 의무보유를 확약한 기관은 아예 없었다. 신규 공모물량 중 우리사주(28만6천300주·7.9%)를 제외한 기관 투자자·일반 투자자 배정 물량 300만주 이상이 상장 직후 모두 풀리는 셈이다.

우리사주 청약률은 39%에 그쳤다. 일반청약 경쟁률도 14.4대 1에 불과했다.
글로벌 증시 변동성에 따라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적자 기업에 대한 싸늘한 반응도 넘어야 할 산이다. 쏘카는 올해 2분기에는 영업이익 14억원을 내며 적자에서 벗어났으나, 작년 연간으로는 21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한경연 "올해 경제성장률 2.4% 예상, 0.1%p↓"

물가 급등에 따른 소비심리 약화와 금리 인상으로 인한 투자 위축으로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 속도가 예상보다 둔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2.4%로 예상한 'KERI 경제동향과 전망 : 2022년 2/4분기' 보고서를 22일 발표했다. 이는 전분기에 전망했던 2.5%보다 0.1%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한경연은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 위축과 예상치를 웃도는 경기둔화 속도로 인해 올해 경제성장률이 상고하저(상반기 2.9%·하반기 2.1%) 양상을 보이면서 연간 기준으로 2.4%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회복 기대감에 힘입어 회복세를 보였던 민간소비가 물가 급등과 경기둔화 불안감이라는 악재를 만나 향후 재위축 흐름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 한경연의 설명이다. 또 빠른 금리 인상 여파로 가계부채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진 것도 민간부문의 소비 여력을 크게 줄어들게 했다고 한경연은 해석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최근 20년 내 최고치인 5.3%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한경연은 전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