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지난달 사상 처음으로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에 나서면서 주식 등에 몰렸던 뭉칫돈이 은행 정기 예·적금으로 향하는 ‘역(逆)머니무브’가 빨라지고 있다. 최근 40일 새 은행 예·적금이 35조원 가까이 급증하며 올해 상반기 증가액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빅스텝'에…더 빨라진 逆머니무브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정기 예금 잔액은 지난 11일 기준 718조9050억원으로 7월 말보다 6조4599억원 증가했다. 정기적금 잔액(38조5228억원)도 같은 기간 4061억원 늘었다. 지난달 정기 예·적금이 28조56억원 불어난 것을 감안하면 최근 40여 일 동안 예·적금으로 34조8676억원이 몰린 것이다. 올 상반기 예·적금 증가액(32조4236억원)을 넘어서는 규모다.

시중은행들은 한은의 빅스텝 이후 예·적금 금리를 최대 0.9%포인트 올렸다. 이날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5대 은행에서 가입할 수 있는 1년 만기 정기예금과 적금 금리(우대 적용 단리 기준) 상단은 각각 연 3.60%, 연 5.50%다.

은행들이 내놓은 예·적금 특판이 순식간에 동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6월 최고 연 3.20% 금리(18개월 만기)를 주는 ‘우리 특판 정기예금’을 출시했는데, 4거래일 만에 2조원어치가 모두 팔렸다. 최고 연 3.20%의 이자를 주는 ‘신한 S드림 정기예금’은 지난달 1일 특판이 시작된 이후 6일 만에 1조원 한도가 소진됐다. 농협은행이 내놓은 ‘NH올원e예금’도 지난달 11일 0.4%포인트 추가 금리를 주는 특판이벤트를 시작한 뒤 3주 만에 2조원 한도가 동났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