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에게 누명을 씌운 카지노 보스 도로시(레이 리오타)에게 복수하기 위해 감옥에서 7년간 준비했다.
도로시의 돈을 대거 따고 돌아오는 길에 의문의 남자 잭(빈센트 파스토레)이 접근한다.
도로시의 위협에서 보호해주는 조건으로 그린의 재산을 고리대금업에 쓰자고 제안한다.
그린은 마뜩잖지만 일단 제안을 받아들인다.
잭은 수감생활로 생긴 그린의 폐소공포증까지 알고 있는 인물이다.
그린은 도로시를 상대로 준비한 복수를 차례로 실행에 옮긴다.
영화는 외관상 총격전이 자주 등장하는 한 남자의 복수극이다.
그러나 스토리를 이끄는 그린의 독백, 샘 골드라고 불리는 절대자의 존재는 평범한 액션영화를 넘어서게 만든다.
인간군상의 복잡한 관계를 즐겨 그리는 가이 리치 감독은 그린의 내면 묘사를 통해 관객으로 하여금 주변 인물들은 물론 그린의 정체성마저 의심하게 한다.
가이 리치의 페르소나로 불리는 제이슨 스테이섬이 민머리 아닌 장발로 등장한다.
영화는 2005년 제작됐으나 17년이 지나 국내에서 개봉한다.
두 사람이 함께한 작품 가운데 최근작 '캐시트럭'(2021)보다 초기작인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1998)와 시기상 더 가까운 셈이다.
스타일리시한 연출은 여전하다.
지난 5월 별세한 레이 리오타의 연기도 감상할 수 있다.
18일 개봉. 105분. 15세 관람가.
▲ 인플루엔자 = 영화는 다솔(김다솔)이 멍한 표정으로 경찰서에서 걸어나오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신입 간호사 다솔을 지도하는 선배들의 말과 행동은 과거 엄혹하던 시절 군대를 연상시킨다.
심지어 얼차려도 한다.
감염병 창궐로 비상이 걸린 병원에 신입 간호사 은비(추선우)가 들어온다.
다솔은 자기보다 나이도 많은 은비를 선임들과는 다르게 대하겠다고 다짐한다.
집에서 함께 술도 마시며 언니동생 사이로 지내려고 애쓴다.
영화는 두 신입 간호사의 관계를 통해 '태움'으로 불리는 간호사 조직 내 가혹행위가 왜 사라지지 않고 대물림되는지 들여다본다.
수간호사는 갈등을 중재하기는커녕 선후배 위계만 강조한다.
사직서를 냈더니 다른 병원으로 이직하기 힘들 것이라는 위협이 돌아온다.
'태움' 피해자였던 다솔은 그토록 증오했던 선임들을 점차 닮아간다.
다솔이 변화하는 동안 점점 퍼지는 바이러스는 직장 내 괴롭힘이 사회구조적 문제임을 상징한다.
신예 황준하 감독이 '태움' 가해자와 피해자 인터뷰를 바탕으로 연출했다.
25일 개봉. 73분. 15세 관람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