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페어 사전 판매에서 일부 작가 작품 완판 행진
4∼7일 1천300여 점 작품 선봬…매출 30억∼35억원 기대

제주의 매력 중 으뜸은 단연 아름다운 자연경관이다.

우뚝 솟은 한라산과 에메랄드빛 바다, 초록빛으로 싱그러운 곶자왈 등 제주를 가장 제주답게 만드는 것들이다.

"제주를 더 매력 있게"…아트제주 예술의 성지 꿈꾼다
여기에 제주의 독특한 문화가 보태진다면 금상첨화다.

그런데 이제 제주의 자연과 문화 외에도 보고 즐길 거리가 한 가지 더 보태졌다.

올해로 6회째를 맞는 '아트제주'(Art Jeju)를 필두로 한 아트페어(Art Fair)다.

◇ "예술은 우리를 꿈꾸게 한다"
아트제주 프리뷰가 펼쳐진 4일 서귀포 중문 롯데호텔 컨벤션홀.
사전에 초대를 받은 미술 수집가들과 VIP 고객 등 제주도 내외에서 찾은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행사 관계자에 따르면 프리뷰 시작은 오전 11시였지만, 2시간 전인 오전 9시부터 접이식 캠핑용 의자를 가지고 온 관객들이 대기하며 출입구 앞을 지키고 설 정도로 제주의 대표 아트페어로 자리매김한 '아트제주'에 대한 관심은 컸다.

전국적으로 불고 있는 미술품 구매 열풍이 제주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방증이었다.

아트페어는 쉽게 말해 국내외 다양한 예술작가와 갤러리가 한자리에 모여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미술시장이다.

"제주를 더 매력 있게"…아트제주 예술의 성지 꿈꾼다
작가들은 자신의 작품을 선보이고 판매 수익을 얻고, 명성을 쌓을 수 있다.

일반인들은 작품을 직접 보고 즐기며 마음에 드는 작품을 손쉽게 구매하며 동시에 현대미술의 흐름과 각종 미술 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주최 측은 기존 11월쯤이던 개최 시기를 올해는 8월 초로 앞당겼다.

휴가 시즌에 제주를 찾은 관광객들이 행사를 즐기도록 함으로써 최근 뜨거워진 미술시장에 대한 관심을 더욱 끌어모으기 위함이었다.

또 기존 호텔 객실에서 작품을 전시했던 방식에서 벗어나 제주 최초의 부스 형식 아트페어로 탈바꿈했다.

반응은 매우 좋다.

사전 판매를 통해 안소희·김성호·김재희 작가의 작품들이 완판됐으며, 제주로 이주한 홍시야 작가의 작품 역시 대부분 판매될 정도로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지난해 5회 행사에서는 3시간 동안 진행된 프리뷰 행사에서만 7억원 어치의 거래가 성사될 정도다.

올해는 이를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회 행사부터 아트제주에 참가한 '더라라 갤러리' 정영희 대표는 "호텔 객실의 협소한 공간에서 이번에 컨벤션홀 부스로 규모가 커짐에 따라 관객들이 작품을 보며 깊은 울림을 느낄 수 있고 전시하는 갤러리 입장에서도 매우 좋다"고 말했다.

"제주를 더 매력 있게"…아트제주 예술의 성지 꿈꾼다
그는 "특히 이번 아트페어에는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서 굉장히 재미있는 시장이 되고 있다"며 "관람객들의 관심도도 다양해졌다.

기존 유명 작가 작품뿐만 아니라 젊은 신인 작가 작품에 대한 관심 역시 굉장히 많아져서 갤러리스트로서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젊은 신인 작가들에 대한 관심은 '아트제주'를 즐기는 연령층과도 관계가 깊다.

과거 행사장을 찾았던 연령대는 주로 재력을 갖춘 40대 중반에서 60대까지였지만 지금은 20∼30대인 MZ세대들의 비중이 많이 늘었다.

사전 판매 문의에서도 30대 초반의 구매자들이 자신과 비슷한 30대 젊은 작가의 작품을 찾고 있다고 행사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조서영 아트제주 총괄팀장은 "코로나19가 문화예술 분야에서는 오히려 좋은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한다"며 "사회활동이 제한되면서 감정을 해소할 기회와 공간이 적었는데 작품을 보고 관련 작가에 대해 공부를 하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작품 구매로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아트제주의 슬로건 'ART WILL MAKE US DREAM'(예술은 우리를 꿈꾸게 할거야)처럼 제주가 젊은 작가의 꿈을 이루는 무대로 떠 오르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행사장을 찾은 제주도민 박민준 씨는 "지금 국내 미술시장이 호황기를 맞이했는데 큰 규모의 전시회가 제주에서 열리게 돼 제주도민으로서 매우 기쁘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제주 원로 작가가 재조명되고 신진 작가들이 발굴될 기회의 장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제주를 더 매력 있게"…아트제주 예술의 성지 꿈꾼다
◇ "다양한 작가 작품 놓치지 마시라"
아트제주는 4일부터 7일까지 나흘간 서귀포 중문 롯데호텔 제주 컨벤션홀에서 진행된다.

이번 행사에는 국내 대표 갤러리인 가나아트를 비롯해 갤러리 데이지, 브루지에-히가이 갤러리, 비트리 갤러리, 아트웍스파리서울, 갤러리 다온, 토포하우스 등 서울·파리·상해·대구·제주 등 국내외 총 30개 갤러리가 참가한다.

M컨템포러리, 갤러리 엘르, 칼리파 갤러리 등 올해 처음 참가하는 갤러리들이 행사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작가군을 보면 여성과 흑인, 장애인, 90년대생 등 MZ세대의 다양성 키워드와 기후변화와 같은 세계적 이슈에 초점을 맞춘 작품들을 선보인다.

이건용, 이배, 김춘수 등 포스트 단색화 작가들과 베르나르 프리츠, 아야코 로카쿠, 마키 호소카와, 존 버거맨 등 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포함해 총 1천300여 점이 나온다.

최근 제주에서 가장 화제성 있는 작가들의 특별전 '스포트라이트'(SPOTLIGHT)도 마련된다.

제주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와 제주 태생 작가들이 참여하는 이번 특별전은 고동우, 김승민, 이해강 작가를 비롯해 안소희, 박주애, 해요 등 80년 이후에 출생한 밀레니얼 작가를 주축으로 15명이 특별전으로 참여한다.

"제주를 더 매력 있게"…아트제주 예술의 성지 꿈꾼다
이와 더불어 현대카드 프로젝트로 시작된 문화예술창작공간인 가파도 아티스트 인 레지던스(Air)의 올해 입주작가인 영국 출신 앤디 휴즈, 이탈리아 출신 아그네스 갈리오토, 김유선, 지니 서, 안정주&전소정 작가도 특별전으로 참여한다.

특히, 최근 해외 컬렉터들의 관심을 받는 코트디부아르 출신 미국계 아이보리언 작가 압둘라예 디아사수바(Abdoulaye Diarrassouba), 일명 아부디아(Aboudia)의 강렬한 색채와 터치가 돋보이는 회화 작품, 아프리카 작가 '타파즈와 아돌프 테가'의 회화 작품을 이번 행사에서 국내 최초로 선보인다.

주최 측은 이번 출품작 중 최고가 작품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아트제주는 제주특별자치도가 주최하고 사단법인 섬아트제주가 주관한다.

아트제주는 출범 5년째인 작년 11월 4일간 개최한 행사에서 관람객 7천여 명, 총 거래 규모 25억 원을 달성하며 역대 최고의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올해는 행사장이 넓어지는 등 규모가 커진 만큼 1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찾아 30∼35억 원의 매출 규모를 보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조서영 아트제주 총괄팀장 "올해 행사에서는 포스트 단색화 작가부터 제주의 신진 작가들까지 굉장히 다양한 작품이 출품됐다.

또 국내에서 보기 힘든 해외작가들의 원화를 볼 수 있는 만큼 놓치지 않고 즐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제주를 더 매력 있게"…아트제주 예술의 성지 꿈꾼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