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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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사진)이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5세로 낮추는 학제 개편안에 대해 신속한 공론화 작업을 주문했다. 대통령실은 “아무리 좋은 개혁이라도 국민의 뜻을 거스르고 갈 수는 없다”며 반대 여론이 거셀 경우 학제 개편을 백지화할 가능성도 열어놨다.

안상훈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2일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필요한 개혁이라도 관계자의 이해가 상충되는 부분이 있어 공론화와 숙의가 필요하니 교육부가 신속하게 공론화를 추진하고 종국적으로 국회에서 초당적 논의가 가능하도록 해달라는 게 교육부 업무보고 당시 윤 대통령의 지시였다”고 말했다. 취학 연령 하향의 취지에 대해선 “아동기 보육과 돌봄을 통합하고 이를 통한 아이들의 안전하고 바른 성장과 부모 부담 경감이 핵심 목표”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업무보고를 받은 뒤 “취학 연령을 1년 앞당기는 방안을 신속히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업무보고 당시부터 학제 개편은 교내 방과 후 돌봄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각계각층의 여론을 널리 들어보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또 “초등학교의 돌봄과 교육 통합 서비스가 주된 정책의 내용이며 취학 연령 하향은 하나의 수단”이라고 덧붙였다.

야당은 교육부가 추진하는 학제 개편안이 “졸속 추진되고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선 공약에도 인수위 과제에도 없던 학제 개편이 갑자기 졸속 추진되면서 반대가 큰 상황”이라며 “교육 분야의 중장기 계획을 세우고, 공론화하기 위한 국가교육위원회를 거치지 않은 법 개정에 민주당은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향후 연금개혁 방향을 모수개혁과 구조개혁의 두 가지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모수개혁은 연금의 다층 구조 틀을 그대로 두면서 지급률과 기여율을 조정하는 방식이다. 구조개혁은 기초연금과 국민연금, 농지연금, 주택연금 등 다양한 연금의 역할을 재조정하는 것이다.

안 수석은 모수개혁 방안에 대해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 (정부가) 하나의 안을 만들어 내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조개혁과 관련해선 “선진국 사례를 보면 정부가 특정 안을 먼저 내놓고 밀어붙이려고 하는 경우 거의 ‘백전백패’”라며 “(정부는) 촉진자 역할을 하면서 공론화 장을 마련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김인엽/전범진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