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인간 로지 / 사진 = 싸이더스 스튜디오 엑스 제공
가상인간 로지 / 사진 = 싸이더스 스튜디오 엑스 제공
외신이 한국에서 급성장 중인 가상인간 관련 산업에 대해 보도하며 가상 인플루언서들의 인기와 그 명암에 대해 조명했다.

미국 CNN은 지난달 31일 서울발 기사에서 한국에서 가상인간 관련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가상 인플루언서 '로지'와 '루시'를 소개했다. 싸이더스 스튜디오 엑스가 만든 로지는 13만여명, 롯데홈쇼핑이 선보인 루시는 7만8000여명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CNN은 가상 인플루언서들이 팬덤을 형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수익성 있는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봤다. 백승엽 싸이더스 스튜디오 엑스 대표는 CNN에 "한국의 많은 대기업은 로지를 광고모델로 세우고 싶어한다"며 "올해 로지 활동으로만 수익이 20억 원을 손쉽게 넘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백 대표에 따르면 로지는 샤넬, 에르메스와 같은 명품 브랜드와 잡지 등 회사로부터 많은 협찬까지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젊은층 사이에서 가상 인플루언서들의 인기가 높아지자, 이들을 고객으로 확보하려는 은행이나 보험사 등도 가상 인플루언서들을 모델로 기용하고 싶어하는 추세다. 연예인과 같은 실제 인간 모델을 광고에 기용할 때보다 노동력이나 소요 시간 등이 적게 들 뿐 아니라 가상 인간은 늙지도, 지치지도 않는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이런 가상인간 열풍에도 그늘이 있을 수 있다고 CNN은 지적했다. CNN은 이런 현상이 비단 한국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라면서도 “‘세계 성형 1번지’로 종종 불리는 한국에서 가상 인플루언서들이 안 그래도 비현실적인 외모 기준에 대한 대중의 선망을 더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우려했다.

다른 나라에서는 가상인간을 다양한 인종으로 제작하는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문화유용(특정 집단 문화를 자신의 선입견에 따라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을 뜻하는 인종차별적인 행위)’의 위험성은 물론, 상품 광고 모델이 실제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소비자들이 인지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한 갑론을박도 이어지고 있다고 CNN은 보도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