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값,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
옥수수 선물가격 연중 최저치
유엔 식량가격지수 석달째 하락
"달러 강세로 인한 착시 현상"
전쟁 장기화·기후변화 등도 변수
고공행진하던 밀 옥수수 등 곡물 가격이 하락하자 글로벌 애그플레이션(농산물 가격 상승)이 완화할 것이란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세계적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가 곡물 수출을 재개한 것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전쟁과 폭염이 변수로 남아 있어 곡물 가격 변동이 한동안 계속될 것이란 신중론도 제기된다.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재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밀 옥수수 등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식품 가격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 등 긴축에 나선 각국 중앙은행의 부담이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다.
밀과 옥수수 선물 가격은 최근 하락하는 추세다.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거래되는 밀 가격(9월물)은 7월 29일 기준 연고점 대비 38% 가까이 떨어졌다. 지난 3월 초와 5월 중순 부셸(약 27.2㎏)당 12달러를 돌파하기도 했으나 현재는 8달러대로 내려앉았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인 2월 말과 비슷한 수준이다.
옥수수 가격도 하락하고 있다. 9월 인도분 옥수수 가격은 7월 22일 연중 최저치인 부셸(옥수수 거래에서는 약 25.4㎏)당 5.64달러를 찍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빠듯해진 밀과 옥수수 공급이 다른 시장을 통해 보충될 수 있다는 관측이 가격을 끌어내렸다. 지난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세계 밀 수출의 28%, 옥수수 수출의 15%를 차지했다.
우크라이나가 곡물 수출을 재개한 것도 인플레이션 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튀르키예(터키) 국방부는 1일 “옥수수를 실은 화물선 라조니호가 이날 오전 9시15분께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항에서 레바논을 향해 출항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산 곡물이 흑해 항구를 통해 수출된 것은 전쟁 이후 처음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유엔, 튀르키예는 지난달 22일 흑해 봉쇄를 풀고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수요 감소에 따른 조정일 수도”
곡물 가격이 떨어지자 전체 식량 물가도 동반 하락하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6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전달 대비 2.3% 하락한 154.2로 집계됐다. 사상 최고치인 올 3월(159.7) 이후 3개월 연속 내렸다. JP모간은 글로벌 식품 가격 상승률이 지난 2분기 13%에서 4분기 5.5~6%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식품 가격 하락으로 세계 물가는 1.5%포인트, 신흥국 물가는 2%포인트 내려갈 것이란 관측이다.
곡물 가격이 다시 뛰어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스페인 이탈리아 등 일부 유럽 국가와 미국을 덮친 폭염으로 곡물 작황이 나빠진 것도 악재다. 이로 인해 내년 쌀 생산량이 감소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미 농무부는 경고했다.
미 농무부는 내년 세계 밀과 옥수수 생산량도 각각 1%, 2.6%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우크라이나의 밀 생산량은 41% 감소하고 수출은 반토막 날 것이란 예상이다. 국제식품정책연구소의 롭 보스 연구원은 “단기적인 가격 조정이 있지만 여전히 공급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공급 상황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가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곡물 가격 하락이 달러 강세에 따른 착시 현상이라는 분석도 있다. 달러화 가치가 상승해 달러로 표시되는 곡물 가격이 떨어졌다는 얘기다. 보스는 “식량난 완화의 신호라기보다는 강달러와 글로벌 성장률 둔화로 인한 수요 감소 전망이 시장에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대형 유통업체들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촉발한 관세전쟁의 영향을 소비자들이 며칠 내에 체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미 대형 소매업체 타깃은 4일(현지시간) 실적 발표 보도자료에서 '트럼프 관세' 여파로 조만간 상품 가격이 인상될 것이라고 예고했다.브라이언 코넬 타깃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이후 CNBC방송 인터뷰에서 "타깃은 겨울철 멕시코산 농산물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며 "이번주부터 과일과 채소 가격을 인상해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그는 "25% 관세가 부과된다면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며 "소비자들은 며칠 내에 가격 인상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딸기, 아보카도, 바나나 등의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지목했다.미 가전 유통업체 베스트바이도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코리 배리 베스트바이 CEO는 같은 날 실적발표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발효로 미국 소비자들은 가격 인상을 경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배리 CEO는 "전 품목에 걸쳐 공급업체들이 일정 수준의 관세 부담을 소매업체에 전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전자제품 공급망을 중국과 멕시코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미국 소비자들의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베스트바이에서 중국과 멕시코에 공급망을 의존하는 제품 비중은 각각 55%, 20%에 달한다고 부연했다.그는 "무역은 우리 사업과 산업에 매우 중요하다"며 "가전제품 공급망은 매우 글로벌하고, 기술적이고 복잡하다"고 강조했다.타깃과 베스트바이는 이날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작년 4분기 실적을 냈지만, 관세 및 소비심리 약화로 1분기 실적 악화가 우려된다는 전망을 내놓
미국 주요 소셜미디어(SNS) 플랫폼인 레딧의 공동 창업자가 틱톡의 미국내 사업권 인수전에 뛰어든다.레딧 공동 창업자이자 벤처 투자가인 알렉시스 오하니언은 4일(현지시간) SNS 엑스(옛 트위터)에 "나도 공식적으로 틱톡 미국 사업을 인수하고, 이를 온체인(on-chain)으로 가져오려는 사람 중 한 명이 됐다"고 밝혔다.틱톡을 인수하고 블록체인 기반 탈중앙화 방식으로 운영하겠다는 것이다.그는 "틱톡은 크리에이터들에게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왔고, 그 미래는 그들이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오하니언은 2005년 6월 대학 룸메이트였던 스티브 허프먼과 레딧을 창업했다. 그는 메이저리그(MLB)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구단주였던 부동산 재벌가 프랭크 맥코트가 이끄는 틱톡 인수 컨소시엄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맥코트는 전날 오하니언을 틱톡 인수를 위한 SNS 분야 전략 고문으로서 영입한다고 밝혔다.맥코트 외에 기술 기업가 제시 틴슬리와 유명 유튜버 미스터 비스트 등이 꾸린 투자자 그룹도 입찰에 참여했다.틱톡은 이른바 '틱톡금지법' 시행을 목전에 둔 1월 19일 미국에서 서비스를 중단했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금지 조치 시행을 75일 연기하면서 서비스를 복구했다.트럼프 행정부가 틱톡 인수자를 물색하는 가운데 모회사인 중국 바이트댄스는 틱톡의 미국 내 서비스를 매각하는 대신 중단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미국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가운데 미국 상무부 장관이 타협안을 발표할 수 있다고 4일(현지시간) 밝혔다.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이날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캐나다와 멕시코 인사들이 종일 저와 통화하며 자신들이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노력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멕시코와 협력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공정하고 합리적"이라며 "저는 그가 그들과 함께 뭔가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관세 부과) 유예는 아니며 트럼프 대통령이 방법을 찾아낼 것"이라고 언급했다.또 "그들이 더 하면 중간 지점에서 만날 것이고, 우리는 아마 그것을 내일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이어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을 거론하며 "그들이 규칙을 따른다면 대통령은 구제 방안을 주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규칙을 따르지 않는다면 관세를 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러트닉 장관은 같은 날 CNBC 인터뷰에서 캐나다와 멕시코가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의 미국 유입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면 관세 부과를 중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그러면서 관세 부과로 인해 단기적인 물가 상승이 나타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완전히 다른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