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국내 기업들이 주식과 회사채보다 기업어음(CP)과 단기사채를 통해 자금 조달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단기 자금 조달 수요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금융감독원은 28일 국내 기업들의 상반기 직접금융 조달 실적을 발표했다. 상반기 주식·회사채 총 발행실적은 114조5239억원이었다. 지난해 상반기 주식·회사채 발행액이었던 122조7661억원에서 8조2422억원(6.7%) 감소했다.

주식 발행액은 지난해 상반기(12조6361억원)에 비해 5조7826억원 늘어난 18조4187억원이었다. 하지만 이는 기업공개(IPO)를 통해 10조2000억원을 조달한 LG에너지솔루션의 영향이 컸다. 기존 상장사들의 유상증자 금액은 7조164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조2964억원 감소했다.

회사채 발행액은 96조1052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10조1300억원) 대비 14조248억원(12.7%) 감소했다.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채권 발행 여건이 악화하면서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낮은 회사채를 중심으로 발행액이 줄었다.

일반회사채 발행액은 21조8025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8조9795억원(29.2%) 줄었다. 금리 인상에 따른 채권시장 투자심리 위축으로 회사채 발행 여건이 악화하면서 신용등급 A등급 이하 채권의 발행액이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조7815억원(6.1%) 줄었다. 금융채 발행액도 67조5358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4조3967억원(6.1%) 줄었다.

반대로 기업어음(CP)과 단기사채의 발행실적은 841조9514억원으로 작년 상반기 대비 82조7938억원이나 증가했다. 회사채 조달액이 고스란히 CP나 단기사채 시장으로 쏠린 셈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주식과 회사채 발행 시장의 호황 탓에 올해 상대적으로 수치가 줄어드는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다보니 국내 기업들이 중장기 자금조달보다는 단기자금 조달로 선회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