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 이번엔 알뜰폰 진출…'통신 메기' 노리는 금융 고래들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가 알뜰폰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은행·증권·보험 등 금융 분야에서 영역을 확장해온 토스가 차량 호출 앱 '타다'에 이어 두 번째로 진출하는 비금융 사업이다.

비바리퍼블리카는 21일 중소 알뜰폰 업체인 가상이동통신사업자(MVNO) '머천드코리아'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인수금액은 100억원대로 알려졌다. 인수 절차는 이르면 다음달 말께 마무리될 예정이다.

알뜰폰은 MVNO가 통신3사 등 이동통신사업자의 통신망을 도매가로 빌려 소비자에게 저렴하게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조다. 국내 알뜰폰 사업자 수는 70여개에 달한다. 비바리퍼블리카가 인수한 머천드코리아는 1998년부터 20여년간 통신사업을 운영해온 중소기업으로 현재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모두와 계약을 맺고 알뜰폰 요금제를 운영 중이다. 가입자는 약 10만명,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70억원, 12억원 수준(2020년 기준)이다.

토스는 이르면 오는 9월중 알뜰폰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알뜰폰 요금제 검색에서 개통까지 모든 가입 절차를 토스 앱에서 마칠 수 있다. 토스 관계자는 "온라인 가입이 대부분인 알뜰폰 특성상 편리한 가입절차, 최적 요금제 검색 기능, 토스의 브랜드 인지도 등이 합쳐지면 알뜰폰 시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장민영 토스 사업전략리드는 "알뜰폰 가입자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가계 고정지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통신비를 절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이르면 2년 내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비바리퍼블리카는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전날 30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 유치를 확정한 데 이어 다음달 약 4000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금 확보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은행도 잇따라 알뜰폰 서비스
통신·금융 시너지 목표

통신업은 대표적으로 금융과 시너지가 높은 분야로 꼽힌다. 활용도가 높은 비금융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게 첫 번째다. 금융사는 가령 소비자가 어떤 요금제를 쓰는지, 통신요금은 매달 꼬박꼬박 내는지 같은 정보를 통해 개인의 신용을 더 정확히 평가할 수 있다.

신용평가에 활용할 금융 거래 이력이 부족해 금융 서비스에서 소외됐던 대학생·전업주부·사회초년생 등 '신파일러'도 통신 데이터가 훌륭한 대안 정보가 될 수 있다. 금융 거래는 안 해도 휴대폰을 안 쓰는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고객을 확보하고 묶어두는 '락인' 효과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금융상품과 연계한 할인 요금제 출시, 통신요금 자동결제 우대 등 금융·통신 서비스를 다양하게 결합해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기회를 포착하고 알뜰폰 서비스에 진출하는 금융사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국민은행은 2019년 말 일찌감치 혁신금융서비스를 통해 직접 알뜰폰 사업을 시작했다. 금융권 최초였다. 알뜰폰 첫 5G 요금제 출시, 국민은행 적금·청약 등 금융상품과 연계한 혜택 제공 등으로 2년 반 만에 가입자 30만 명을 확보했다.

하나은행과 신한은행도 알뜰폰 사업자와 제휴해 전용 알뜰폰 요금제를 내놨다. 하나은행은 SK텔레콤 산하 SK텔링크와, 신한은행은 KT망을 이용하는 중소 사업자 네 곳과 손을 잡았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