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이례적 긴 '2시간30분' 업무보고…박진 "자세한 질문·답변 이어져"
尹, 박진 방일 보고받고 "한일, 공동이익 부합하는 신뢰 구축해야"
尹 "경제 도움 되면 어디든 찾겠다…中 오해없게 적극 외교"(종합)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외교부 업무보고에서 "경제외교가 가장 중요하다"며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되면 대통령은 어디든 찾아가겠다"고 밝혔다.

미국 주도의 공급망 재편 움직임에 한국의 동참을 놓고 중국이 반발하는 상황과 관련해서는 "중국이 오해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외교를 하라"고 주문했고, 한일 관계에 대해서는 강한 개선 의지를 재차 피력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강인선 대통령실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윤 대통령은 보고를 받은 뒤 "보편적 규범과 가치에 기반한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국제연대와 협력 주도하는 적극적인 외교가 필요하다"며 "굳건한 한미동맹을 중심으로 주요 4국(미·중·일·러) 외교를 추진하고, 아시아·중동·유럽·아프리카·중남미 등에서 글로벌 외교로 지평을 확대해 국익을 극대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경제외교가 가장 중요하다"며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되면 대통령은 어디든 찾아가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자신부터 경제외교 선봉에 서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박 장관은 이후 브리핑에서 "무엇보다 경제안보가 중요하기 때문에 원전과 방위산업, 인프라사업 진출에 대해 외교부의 현재 전략과 현실적 선택지, (공략) 국가들과의 관계에서 어떤 것을 해줄 수 있고 얻을 수 있을지 자세한 이야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양자 정상회담이나 지역별 방문시 외교부의 일정 조율과 전략 수립시 상당히 중요한 지침이 됐다"며 '경제안보'를 외교의 중심축에 놓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업무보고에서는 올해 수교 30주년을 맞은 한중 관계에 대한 논의도 심도 있게 이뤄졌다.

윤 대통령은 공급망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잇따른 반발에 대해 "중국이 오해하지 않도록 이런 부분에 대해 우리가 사전에 설명을 잘하고 그런 부분이 있으면 그걸 풀어갈 수 있도록 적극적 외교를 하라"고 주문했다.

이 자리에서는 "공급망 변화에 따라 한국이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에도 들어가고 'Fab4'(칩 4동맹) 이야기도 나오지만 이건 특정 국가를 배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한국이 국익 확대 과정에서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는 취지의 언급이 있었다고 박 장관은 전했다.

박 장관은 최근 도쿄에서 4년 7개월 만에 진행된 한일 외교장관 양자 공식회담 결과를 비롯해 방일 내용도 보고했다.

박 장관은 한일 관계와 관련한 윤 대통령의 이날 지시에 대해 "대통령은 오늘도 말했지만 '한일 관계 개선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한일이 공동 이익에 부합하는 그러한 신뢰 관계를 앞으로 만들어나가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외교 당국은) 그런 시각을 갖고 합리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구체적인 '합리적 해결 방안'이 무엇이냐는 기자의 물음에 "강제징용 배상 문제는 한일간 주요 현안"이라며 "일본이 우려하는 현금화와 피해자 고령화를 감안했을 때 해결 방안을 조속히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방일해 우리 입장을 일본 측에 설명하고 또 일본이 여기에 대해 성의 있는 호응 조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도 전달했다"고 부연했다.

'위안부 문제에 대한 보고도 있었느냐'는 물음에는 즉답하지 않은 채 "2015년 위안부 합의는 양국 정부간 공식 합의로서 존중돼야 한다.

피해자 존엄·명예를 회복하고 마음 상처를 치유하는 게 가장 중요한 합의 정신이기 때문에 이에 따라 문제를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만 답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해 외교부와 전 재외공관이 외교 역량을 총 결집해서 총력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따라 외교부는 정상외교를 포함해 고위급 외교 활동 초점을 박람회 유치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대통령과 외교장관 특사를 중점 교섭 지역에 신속파견하고 국가별 수교기념, 국경일 행사에 유치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칠 수 있도록 재외공관별 유치 활동도 챙길 예정이다.

박 장관은 "박람회 유치를 위한 총력외교를 전개하겠다"며 "앞으로 전개될 양자, 다자 협의 등 모든 중요한 계기에 박람회 유치를 위한 노력을 집중적으로 전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업무보고는 오후 4시부터 2시간 30분간 진행됐다.

여타 부처 업무보고가 통상 1시간∼1시간30분 진행되는 데 반해 이례적으로 길게 진행됐다.

박 장관은 "아주 자세하게 질문과 답변이 있었다"며 윤 대통령 질문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박 장관 외에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배석한 가운데 토론도 활발히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尹 "경제 도움 되면 어디든 찾겠다…中 오해없게 적극 외교"(종합)
/연합뉴스